소림사는 처음부터 곤법(棍法)으로 유명했다.
세간에 알려지기는 수(隨)나라때 비적들의 습격을 받았을때 승려들 스스로가 봉을 들고 용감히 싸워 소림사
를 지킨 일 부터이다.후에,당(唐)초 왕세충(王世充)의 난에는 승려 담종(曇宗)이 소림사 18무승들을 이끌고
태종 이세민을 도와 난을 평정하여 대장군이라는 칭호와 함께 많은 토지를 하사 받았다. 그 공적을 기린 기
념비가 소림사의 종루(鐘樓)앞에 세워져 지금도 현존하고 있는데 비문에는 '소림주교 이곤천하평정(少林主敎
以棍天下平定:소림의 곤술이 천하를 평정하다)'이라는 열글자가 선명하다고 한다.
이소림사의 곤법이 정충두(程忠斗)에 의하여 '소림곤법천종(少林棍法闡宗)이라는 책으로 편집 정리되어 오
늘날 봉술의 원전(原典)이 되었다.
봉술(棒術)은 나무로 된 곤(棍)을 쓰는 법으로 「곤은 병기(兵器)의 어머니」 라고 할 정도로 18반(十八班)
병기중의 의뜸이다. 따라서 무기술을 배울때는 제일먼저 이 봉술을 익히도록 한다. 곤에는 여러가지가 있으
나 일반적으로 아래위가 동일한 제미곤(諸尾棍)을 사용하며 장년의 키보다 조금 큰 장봉(長棒)과 팔길이 정
도의 단봉(短棒) 두가지가 있고, 단봉 세개를 쇠고리로 연결한 것을 삼절곤(三節棍) 또는 삼절봉(三節棒)이라
하여 외문병기(外門兵器)로 구분한다. 무술스타 이소룡이 정무문이라는 영화에서 처음 선보인 쌍절봉 (雙節
棒)은 18반 내.외문 병기에 속해있지 않은 것으로 필자가 수련하던 초기의 18기도장에서는 수련과목에 들어
있지 않았다.
봉술의 연습에는 무엇보다도 손목의 수련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내려치고(劈棍).올려치고(撥棍), 돌려치고(輪棍),내리찍고(拉棍),튕겨 올리고(崩棍),휘두르는(花棍)등 24가
지 변화식이 모두 손목을 중심으로 이루어 지기 때문이다.
필자가 처음 배운 봉술은 팔단금봉(八段錦棒)이였다.
제1단부터 봉의 수지법, 제2단 상하 방어법,제3단 휘돌리는 법 ,제4단 찌르는 법,제5단 좌우방어법,제6단 감
아치는법,제7단 상하단 방어후 공격하는법,제8단 직자법(直刺法)등의 기본자세를 익힌다. 투로의 연습이 끝
나면 팔단금봉대타(八段錦棒對打)의 수련이 이루어진다.
이 대타금봉은 봉술의 수련자가 필히 익혀야 하는 실전기술로 도장에서는 최소 3단정도의 기량에 도달하였을
때 가르키는 것으로 권법으로 비유하면 영권(領拳)수련에 해당한다.
투로 시연자가 제1단부터 차례로 초식을 펼치면 대련자는 이를 근거로 방어와 공격을 잇달아 벌리며 봉의 사
용기법과 의미를 숙달하는 것으로, 독자들 중 무술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은 수년전 미국 TV씨리즈로 나왔던
KUNG-FU의 배경화면에 소림승들의 현란한 봉술대련 장면을기억할수 있을 것인데 그것이 바로 이 팔단금대
타 였다..
팔단금봉이 끝나면 기본기술인 오호곤양곤(五虎棍兩棍) 상단,하단을 배우고 이어서 팔괘오랑곤(八卦五郞棍)
을 익힌다.
팔괘오랑권은 양가창(楊家槍)의 전승가문인 양가의 다섯번째인 양오랑(楊五郞)이 창시한 곤법으
로 그래서 이름도 '오랑곤' 이라는 전설이 전해온다.
제1식 기식(起式)인 쌍수경천(雙手敬天), 제3식 백원문로(白猿問路), 제35식 도약하며 찌르는 주마전창(走馬
纏槍), 제41식 좌반세로 올려치는 발곤(撥棍)초식의 금룡반주(金龍盤株)로 총49식의 투로로 되어있다.
육합곤(六合棍)은 비교적 중급봉술에 속한다.
제1식 배립도(背立刀)에서 9식 붕타일봉(崩打一棒),19식 윤보명봉輪步鳴棒)은 보법을 현란히 움직이며 봉을
팔랑개비 마냥 돌리는 무화곤술(無花棍術)이고,마지막 협봉중평(挾棒中平)으로 수식(收式)하니 총 70식의 장
봉(長棒)투로이다.
구주봉(狗走棒)은 걸인이 걸식하다가 짖는 개를 때리는 형태를 포함한 봉술로 양발을 교차하며 왼쪽오른쪽을
번갈아 찍어내리는 제30식 양하점곤(兩下點棍)은 특이하며 봉을 어깨에 메고 두세걸음 퇴보하는 헐보배곤(歇
步背棍), 봉을 땅에 질질끌고 나아가는 헐보압권(歇步壓棍)등은 구주봉만의 독특한 품격이다.
풍마곤(풍魔棍)은 오른발로 봉끝을 차올려 한손으로 찌르는 람찰의(攬札衣),흑호출동곤(黑虎出洞棍).비틀어
찌르는 전봉삼자곤(纏封三刺棍),대표적 륜곤법(輪棍法)인 횡소천군(橫掃千軍)등 35식으로 이루어진 기본 봉
술이며.
휭모장봉(훵帽長棒)은 옆으로 구르는 측번주곤(側飜走棍),뛰는 도보발곤(跳步撥棍),한손으로 곤을 사용하는
단비화(單臂花)등 4단 승단후 익히는 고급기법이다.
이외에 우리나라에 알려진 육점반곤(六點盤棍),사문곤(斜門棍), 유가곤(劉家棍), 소림백미곤(少林白眉棍)등
이 있다 하나 수련할 기회가 없었으며, 다만 5단이상 고단자가 익히는 여의봉(如意棒)은 처음 10 여초식만 배
웠을 뿐 끝까지 익히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창술(槍術)은 장병기(長兵器)의 일종으로서 활을 제외하고는 가장 먼거리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무기가 된다.
찌르고 휘두르고 베는 방법 외에도 접근전에서는 손잡이 부위로 공격하여 봉의 역활도 할수 있으므로 그 용
도가 다양하여 백병지왕(百兵之王)이라 불리웠다.
그러나 창술은 고도의 기법이 연마 되어야 사용의 묘를 얻을수 있어 피나는 수련을 �아야 한다. 「천일창(千
日槍)」이라는 경구는 그래서 생겨났다.
처음 창을 만져본것은 3단 심사가 끝나고 한달쯤 지났을 때였다
도장내에서는 사범이 허락하지 않으면 절대로 병기엔 손을 못대는 엄격한 규율이 있었다. 물론 다루지 못하
는 칼이나 검을 함부로 만지면 본인이나 타인에게 위해를 주는 위험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병기무
술 자체를 신성시 하는 경외심 때문이 더큰 이유일 것이다.
단도(單刀)나 쌍도(雙刀),그리고 봉(棒)같은 무기는 벌써 수련한지 수년째 되었으나 창은 그날이 처음이였던
것이다.
"어떻습니까? 심선배님! 묵직 하지요?"
나보다 여러살 후배인 김사범은 이년전인가 상계동에 도장을 열었다가 어떤 이유로 문을 닫고 다시 다니던
도장으로 돌아와 관원을 지도하는 사람으로 내게는 유독 자상하게 훈련을 도와주곤 했다.
"그래~전부 쇠로 되어있으니 무거울수 밖에...이거 창대끝에 붉은 수술은 왜 달아 놓은거야? 지금까지 연습하
던 칼에도 그렇고 저기 진열해 놓은 검에도 있던데..."
"아 예! 그거 장식이 아니예요. 검에 있는건 검혜(劍蕙)라 하고 칼에 있는건 도수(刀穗), 그리고 창에 있는건
혈당(血黨)이라 하지요. 용도는 이렇습니다. "
그는 무거운 창을 힘들이는 기색도 없이 잡더니 한발로 궁보를 잡으며 창대를 빙글 돌려 직선으로 찔러낸다.
순간 쉬익! 소리를 내며 칭대에 붙은 붉은 수술이 출렁 한바퀴 원을 그린다.
"보세요,지금 제가 찌른 창법이 비틀어 찌르는 대표적 출창법(出槍法)인 전사(纏絲)초식인데 찌르는 순간 이
혈당이 상대의 창을 휘감아 꼼짝못하게 합니다. 앞으로 연무시에 혈당이 얼마나 맹열하고 신속하게 감기냐에
따라 공력 도수가 다르니까 항상 명심하세요"
그로부터 1년이 훨씬지난 4단 승단후에야 비로서 창술을 익힐수가 있었는데 그때 그 김사범이 일러준 혈당의
오의를 필자는 한시라도 잊지 않고 스스로의 수련에 잣대를 삼았던 기억이 생생하다.창을 쓰는 기법은 봉법과 유사한 점이 많다.
찌르고(刺),휘두르고(圈),누르고(搭),찍고(點),돌리고(攔),비
트는(纏) 등 많은 기법들이 있으나 주로 쓰이는 것은 공격하
는 찰창법(札槍法)으로는 수평으로 찌르는 초식이 가장 많으
며 방어하는 초식으로는 옆으로 흘리는 란창(攔槍)과 감는
나창(拏槍)법이 주로 쓰인다.
명대(明代)의 오수(吳搜)가 지은 '수비록(手臂錄)'에「출창
(出槍)시는 잠룡출수(潛龍出水)같이 하고, 입창(入槍)시는
맹호입동(猛虎入洞)같이 한다. 그러므로 창법은 잠(潛)할때
는 구천(九泉)에 이르고 발(發)할때는 중천(中天)을 나는듯
변화가 무궁하고 강유(强柔)가 상역(相易)인데 그 모든것이
음(陰) 한글짜에 귀일(歸一)한다 」는 이 경구는 창술의 묘함과 깊음을 단적으로 갈파한 것으로 무릇 창을
연구하는모든 수련생들의 금과옥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창법중 가장 유명한 것은 양가창(楊家槍)이며 오랑팔괘창,육합대창,팔괘기문창,석가창,마가창,사가창,
아미창등이 있다 하나 필자가 배운것은 매화창(梅花槍)과 등룡창(騰龍槍) 두개 투로였다.
등룡창은 비교적 기본기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4식 길을 트는 선인지로(仙人指路), 제6식 위로 찌르는 진
마창(進馬槍),제9식 아래로 내리치는 점창(點槍),제22식 창끝으로 찌르는 호미표(虎尾標),제46식 좌우로 휘
두르는 무화창(無花槍)등 총 56식의 투로인데 대부분 창법의 기본을 배우는 초급 창술이다.
매화창은 중급기법으로 제1식 횡창입마(橫槍入馬)로 시작하여 뛰어서 찌르는 제3식 이화접창(移花槍),14식
사평창(四平槍),,중단을 찌르는 20식 중평창(中平槍),28식 대박창(大朴槍),감아 누르는 50식 도파창(到巴槍),
구르면서 돌리는 선전창(旋轉槍), 패세창(敗勢槍)등 74식의 초식으로 이루어졌다.
봉술이나 창술은 근육과 뼈를 튼튼히 하는 참춘(站椿)으로의 효과도 지대하다.
수련시에는 노선이나 동작의 모양을 흉내내는데 만족하지 말고 얻어지는 효과에 신경을 쓰고 초식 하나하나
에 심혈을 기울려 정성을 쏟으면 수련의 참뜻을 알게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하여 실전에 미치는 공력의 증진
은 헤아릴수 없음을 사범들은 특히 무기술의 강의때 수시로 강조했다.
운동선수가 한가지 종목의 기량을 익혀서 국제경기에서 인정을 받기까지에는 수십년의 각고의 노력과 거듭
되는 훈련이 필요하다.
하물며 무술에 있어서랴.
끊힘없이 갈고 �는길 이외에 어느곳에 무공일도의 성취길이 있겠는가?
(봉술 연무시범)
(창술 연무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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