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뿌(崩步拳)에서 파주(八肘拳) )에 이르면 신선이라도 피하기 어렵고, 난쩌(攔截拳)에서 쪼요
(摘要拳)에 이르면 귀신도 도망가기 힘들다...」
당랑권의 신기막측한 오묘함과 경천동지할 파괴력을 칭송하여 천하 무림계에 회자되는 전설이다.
그러나 필자가 실제로 수련해본 붕보권은 그 기법이 정묘하고 위력 또한 강맹하지만 그리 고급투로는 아니였
다. 1969년 타이뻬이에서 출판된 소욱창 저 '당랑 붕보권'에 의하면 붕보권은 당랑권의 품격이 가장 많이 포
함된 '기본형'이라고 적혀있었다.
종도봉통추(從跳封統錐),배척쌍발장(背蹠雙掌), 요참(腰斬), 하절추(下截鎚)등은 모두 고난도의 초식이나 당
랑권의 어는 투로에나 들어있으며 붕보권만의 비술이라 할수는 없다.
팔주권은 정주(頂肘), 도주(挑肘), 횡주(橫肘), 엄주(掩肘),가주(架肘), 전주(纏肘),관주(貫肘),탱주(撑肘)등
여덟가지 주법에 의거 총 64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팔꿈치를 이용하여 찌르고돌리고 찍어내리는 기법인데
그 위력이 대단하다고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분신팔주권(分身八肘拳)은 우리나라에 전해진 바가 없으므
로 평가가 불가능하다.
난절권이나 적요권은 고도의 경(勁)과 력(力)을 단련하는 고급투로에 속한다.
허나, 필자가 많은 고서 연구와 또 실제로 입문하여 직접 수련해 본 결과는 위의 전설은 어디까지나 과장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자기얼굴에 분칠하는 자화자찬이 많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었다.
물론 뻥뿌에서 쪼요에 이르도록 수련하려면 수십년의 세월이 소요될 것이고 그 가운데 충실한 공력을 쌓는
다면 이 전설이 전혀 근거없다고 무시만은 할수 없을 것이다.
붕보권의 요참이 비록 비술은 아니더라도 제대로 위력이 발휘되면 그 한수로 적을 살상할 수 있으며 팔주권
의 풍차같은 기법은 무시무시한 살기가 있어 한번 걸려들면 어딘가 급소를 피할수 없으니 신선도 피하고 귀
신도 도망간다는 비유가 마냥 허언은 아닐수 있지 않은가.
권법에서 최고의 비전기술이란 어디까지나 기본기의 연장이여서 기본을 바르게 터득했는가 의 여부에 따라
서 대성할수 있는가 아닌가가 결정된다. 그러므로 붕보나 팔주가 비록 비전의 비술이 아니더라도 성실히 연
마한다면 그 자체로서 비전을 터득하게 되는것이다.
난쩌권은 난접권(攔接拳) 또는 난절권(亂截拳)이라고도 하며 그 종류도 육합당랑난절권(六合螳螂攔截拳:주
용강-23식), 매화당랑난절권(梅花螳螂攔截拳:주영상-34식),비문당랑난절권(秘門螳螂攔截拳:시정충-40식),
태극당랑난절권(太極螳螂攔截拳{사영명-55식)등이 전해온다.
필자가 수련한 난쩌는 육합당랑 23식이였는데 상,하 양단 중 상단에 속한다.
난절권은 촌경(寸經)을 연습하는 투로이다.
빨리 움직이는 것을 주안점으로 하지말고 동작의 위력을 주안점으로 해야 한다. 경력이 바로 정식(停式) 앞
에서 급격히 중가하도록 연습한다.
제3식 벽면괘장(劈面掛掌)이나 제5식 수녀인침(繡女引針)은 허리에서 발출되는 경을 운용하여 구루보와 괘
장,연권으로 촌경을 발출한다.
난절권은 힘의 운용이 멈추어 있으면 않되므로 가능한 모든 동작은 연속되어야 한다.
제2식 칠타연환벽(七打連環劈)은 난절권의 촌경을 쳐내는 절묘한 초식으로 오타(五打), 구타(九打)연환벽이
있다. 칠타연환벽은 칠교금도식(七巧擒屠式)이라 고도 하며 단숨에 7가지 기법을 연속해서 시전한다.
진각환보(震脚換步)하여 좌구루보 우 밀주,좌삽장,쌍인수,우권추,붕추,좌구수,입환우벽의 7동작이 한호흡에
이루어 지는 것이다. 초심자는 이 칠터연환벽의 한 초식만으로도 등어리에 땀이 흥건히 고이고 사지의 나른
함을 느끼는데 이는 올바른 발경의 기법을 모른채 동작의 표연에만 힘을 주는데서 오는 부작용 때문이다.
난절권의 촌경은 단순한 힘이 아닌 역량(力量)의 운용이 필요하다. 역량의 운용이란 힘의 변화 정도를 조절
하여 작은것으로 부터 크게하는 방법이며 다음 동작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을 말한다. 제8식 태극도(太極圖)
는 두 팔의 원운동을 통하여 축기(蓄氣)한 경력을 양구수로 촌경을 발하며 제19식 쌍초수초후추(雙抄手哨喉
錐)나 21식 주마쌍구(走馬雙拘)도 동일한 원리이다.
촌경의 '의미' 파악에는 연습만이 지름길이다.
연습중 눈이 위로 올라가 힌동자가 많이 보이는것은 의식과 동작이 일치되지 않기 때문으로 자세가 흐트러
지고 호흡이 불규칙해 지게된다. 어느 권법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경을 단련하는 권법의 수련에서는 무
엇보다도 의념과 동작의 일치속에서 만이 촌경(寸經)이나 나아가서는 분경(分經)의 터득까지 가능함을 명심
해야 한다..
쪼요권은 근(筋)을 훈련하는 투로이다.
적요권은 명칭 그대로 모든 권법에서 중요한 기법만 뽑아서 정리해놓은 권법으로서 당랑권의 정화(精華)라고
할수있다.
필자가 청죽도장에 입관한지 얼마되지 않아 당시 성동경찰서 기동반에 근무하는 형사 한사람이 도장에 와서
나를 찾았다. 비록 지은 죄는 없으나 예나 지금이나 형사가 찾는다는소리를 들으면 썩 기분이 내키지 않은터
에 때마침 예비군훈련 불참으로 경고장을 받은 터여서 가슴 두근거리며 만났는데 그는 다름아니라 강릉사
람으로서 우리 농고 7년인가 선배되는 분이였다. 운동이 끝나고 관장과 셋이서 신당동 수구레집에서 만난 우
리는 이런 저런 얘기끝에 화제는 강릉서 배운 18계로 이어졌는는데 그 선배는 남포형도 알고 김상민 사범 이
름도 알고 있었으며 이봉출 명인이 강릉에 머물렀단 사실도 알고 있었다. 내가 그들에게 운동을 배웠다는 사
실을 듣고 무척 반가워 했다. 몇순배의 술잔이 돌고 취기가 거나해질 무렵 선배의 무용담이 나왔는데 한참
침을 튀기며 좌충우돌하더니 네 어께를 툭툭 치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였다.
"이봐! 심군! 쪼요를 배우게. 쪼요..."
그때 한창 혈기왕성한 시절, 18기에 대한 얘기는 말한마디 제스추어 하나 내게는 신비요 흥분 그 자체였었
다. 선배와 관장님의 무술에 대한 고담준론(高談峻論)은 밤이 새는줄도 몰랐고 나도 덩달아 취흥이 도도하
도록 흥겨운 시간이 되었다.
결국 늦은시간 근처의 불량배들과의 시비가 붙는 불상사까지 생겼는데 그때의 상황은 다음기회에 말하기로
하겠다. 왜냐하면 그 당시 술좌석이나 길거리에서 취객이나 불량배들과 시비가 붙어 주먹을 쓰는 상황은 종
종있는 일들이기에 별다른 흥미거리는 되지 않는다.
필자 역시 18기를 배운후 공원이나 거리에서 여러번 이와같은 상황에 부닥쳤고 실제로 대여섯차레 심한 싸움
의 소용돌이에 빠져든 적이 있었으니까.
초기의 18기도장에서는 권법투로 이외에 산타(散打=약속대련)와 대타(對打:자유대련)를 중점으로 연습시켰
다. 좀 쉽게 표현하자면 실전에서 상대를 꺾을 기술습득에 좀더 많은 포인트가 마추어져 있었던 셈이다.
당시의 18기는 타 무술과의 비교를 허용하지 않았다. 사범들은 쿵후 한달이 다른 운동의 일년과 맞먹는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권투나 태권도, 유도,합기도등 다른 무술을 배우던 신입관원이 들어오면 절대로 그들의 단
증(段證)을 인정하지 않았다.
필자는 입관시 강릉서 배운 18기투로만을 선보이고 특별부로 인정받았지만 18기 외의 다른 운동을 한 사람들
은 필히 '기존 관원과 대련'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초단증을 보이면 입관한지 2-3개월된 관원과 대련
하고 2단이였던 사람은 3-4개월된 수련생과 격투(?)를 벌리게 시켰다.
필자가 이 수련기를 기록하던 초기에 운동과 무술의 차이점을 비교한 적이 있었음을 기억 할 것이다. 태권도
의 발차기를 피캔으로 단련된 팔뚝으로 무자비히게 내리치고 유도의 엎어치기나 레스링의 조르기를 쇄후(목
젖을 치는것)나 취안(눈찌르기)으로 공격하니 그 속내를 모르는 사람이 당해낼 재간이 있겠는가?
나중 9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편함만 요구하는 어린 관원들 때문에 이 제도는 없어지고 실제의기본공력의 단
련보다는 투로의 숙지쪽으로 지도 방법이 변모 되었지만-
적요권은 총 6단으로 되어있다.
고서에 의하면 당랑적요권 6단 말고도 소림권에도 적요가 있으며 무당적요(武當摘要)
도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확인할 길이 없다.
적요권의 수련은 3단부터 한다. 3단을 배우고 1단과 2단을 차례로 배우는데 여기서
는 필자가 배운 1,2,3단적요만 구성해 본다.
쪼요는 모든 권법의 중요한 기법만 모은것이나 근을 단련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음으
로 전 투로가 공격적이고 강맹하며 기복이 심하고 신속독랄한 초식이 많다.
수련시에는 호흡의 안정에 중점을 두어 숨가쁨을 주의하고 권각(拳脚)을 길고 짧게 뻗음을 조절한다.
당랑권의 모든 기법이 모여 있으므로 일기가성(一氣可成)의 구결을 염두에 두고 맹열한 가운데 끊임이 없으
려면 강약을 호흡과 일치시켜 운기(運氣)하여야 원만하다.
연무시 눈은 중원(中原)을 보며 보법은 진퇴를 영활히 하고 몸놀림은 번전(飜轉)과 기복(起伏)을 명확히 하여
전신에 근력(筋力)을 윤활하게 조절한다.
적요1단 : 제1식 사평쌍축세(四平雙蓄勢)-제9식 과호좌도장(跨虎左挑掌)은 1,2,3단 모두 동일하다- 제14식
척퇴연자식(刺腿燕子式)- 재21식 우략시척퇴(右掠翅蹠腿):도약하면서 우원앙각과 우벽을 동시에 쳐내는 고
급수로 많은 연습이 있어야 균형을 마출수 있다)등 총 61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적요2단 : 제10식 중식우규권(中式右叫圈)-제15식 저견등보(低牽登步)-고안우출군(孤雁右出群:우독립 좌삽
장 부퇴천분주로 부드러운 가운데 강열함을 품는다)등 57식으로 되어있다.
적요3단 : 제14식 괘퇴저견추(掛腿底肩錘:좌 추퇴로 걸고 우 츰권)- 제 28식 등산우벽알(登山右劈軋)-마식쌍
조수(馬式雙爪手:기마 쌍구수 찬추)-탄탑우저견(呑搭右低肩:우등타로 무너뜨린후 우 투심추로 공격하는 첩
신박투 초식으로 세밀한 기법이다)등 58식으로 되어있으며 과호도장이나 페문각,붕추,첩주,조수,요참,권추
등 당랑권의 대표적인 기법들이 공동으로 망라되어있다.
이외에도 위소당이 정리한 41식적요, 이점원의 26식적요, 임영걸의 110식 태극당랑적요 등이 있다고 한다.
『난절권에서 적요권에 이르면 귀신도 도망갈수 없다... 』 권법사에 전무후무한 전설을 남긴 난쩌와 쪼요ㅡ
무술인이라면 누구나 익히고 싶은 이 신기막측의 권법을 훌륭한 스승으로 부터 배울 수 있었음은 필자의 크
나큰 홍복으로 여기고 있다.
다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권법 연마시 내면에 담긴 뜻를 의식치 못하고 주먹을 뻗고 발로차는 일권일퇴
의 동작 익히기에만 연연하여 스승에게 그 오의(奧意)를 전수받지 못했음이 지극히 한탄스러울 뿐이다.
'무협의 이모저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의 十八技 수련기(12)-봉술(棒術).창술(槍術) (0) | 2008.07.07 |
---|---|
[스크랩] 나의 十八技 수련기(13)-매화권(梅花拳) (0) | 2008.07.07 |
[스크랩] 나의 十八技 수련기(15)-소림18동인타법(少林十八銅人打法) (0) | 2008.07.07 |
[스크랩] 나의 十八技 수련기(17)-철사장(鐵沙掌) (0) | 2008.07.07 |
[스크랩] 나의 十八技 수련기(17)-철사장(鐵沙掌) (0) | 2008.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