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칼의 춤 - shanz 3 완함연주

칼의 춤 2015. 3. 10. 09:13













블러거의 창작 소설- 2015년 출간 전 2권

 

 

 칼의 춤 표지 (전 2권)

1. 책 소개

 

연아가 스물에 장안에 들어가

가을 연꽃처럼 춤을 추자 일 만 개의 눈이 서늘했지.

듣자니 청루에는 말들이 몰려들어

젊은 귀족 자제들이 끊일 새가 없다지.

중국 상인의 모시는 눈처럼 새하얗고

송도 객주의 운라 비단은 그 값이 얼마인가?

술에 취해 화대로 주어도 아깝지 않은 건

운심의 검무와 옥랑의 거문고뿐이라네.

 

煙兒二十入長安 一舞秋蓮萬目寒

見說靑樓簇鞍馬 五陵年少不曾閒

胡商苧布白如雪 松客雲羅直幾金

醉興纏頭也不惜 雲心劍舞玉娘金

 

 

 

2. 출판사 리뷰

참새가 뜻을 품고 오동나무에 둥지를 틀고

천년을 살아도 봉황이 되는 것은 아니니라.

 


 

검무로 조선 권력을 뒤흔들었던 운심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 『칼의 춤』. 조선 명기로 이름을 날린 운심은 역사 속에 등장

하는 단순한 인물이 아니다.

 


 “백세를 산들 강건한 때 얼마이며

봄 한철이라 한들 맑은 날 얼마이랴.

이렇게 만났으니 마다말고 취하여

남도의 서글픈 이별가나 듣세나.”

 


 

『칼의 춤』에는 몸을 팔지만 마음만은 팔지 않는 여인의 애틋함이 서려있다. 또한 남정네들 속에 묻혀 살아야만 했던 조

선시대 여인의 한과 얼이 숨겨 있다.

 


 “화창한 봄기운이 꾀꼬리울음을 재촉하고

맑은 햇살은 개구리밥 위에서 파랗게 구르는데,

문득 들려오는 옛 노랫소리에

고향 돌아가고픈 생각에 손수건에 눈물 적시네.”

 

 

운심의 칼춤을 바라보는 이라면 누구라도 그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본인의 생명도 버릴 수 있는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

었다. 꿈에서조차 잊을 수 없는 운심의 검무는 가히 마약과도 같았다.

 


“근래 안부를 묻습니다. 임은 잘 계신지요.

달 비친 비단 창가에 제 슬픔이 깊습니다.

만약 꿈속 혼이 다닌 길에 자취가 남는다면

임의 문 앞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것이옵니다.”

 


 운심은 중국의 서시와 양귀비, 조선의 황진이를 뛰어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운심의 동작 하나하나에 남정네들

의 감탄이 온 도성을 가득 메웠다.

 


 “내가 매일같이 책을 읽는 것은

누구의 스승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만 그대를 위한 시를 짓기 위해서이라.

내가 매일 뒷산의 꾀꼬리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의 소리가 듣기에 좋아서가 아니라

오로지 그대의 목소리를 잊지 않기 위함이라.”

 


 

운심은 뛰어난 춤꾼이었지만 도도한 정신을 가진 협기였다. 힘깨나 쓰는 왈패들의 장단에 춤을 추지 않았으며, 올곧지 못

한 사대부의 부름에 칼춤을 보이지 않았다. 운심은 그 누구를 원망하거나 갈망하지 않고 생을 마감했다.

 


“어느덧 미인도 늙어

뭇사람과 애끓는 이별하고

평생 아름다운 곳을 원했으나

결국 眞娘처럼 무덤에 몸을 의탁했을 뿐,

적적한 꽃밭에서 새들이 우는 것은

그대 넋이 화한 것이겠지.”

*진랑: 황진이

 

 

 

 

-작가의 말 

 

『칼의 춤』을 구상하고 있을 즈음, 작가의 꿈에 나타난 검기 운심의 춤사위는 진정 소름 돋도록 아름다웠습니다. 관기라

는 신분상의 멍에를 보잘것없는 허울처럼 여겨지게 한 그녀의 칼춤은 그야말로 강렬한 매혹이었습니다. 그녀의 흥과 멋과

한, 예술혼 앞에서는 당시대의 천민여성이라면 당연히 겪었을 법한 신분상의 차별과 억압, 수모는 한 바탕 칼춤만으로도

능히 삭여낼 수 있는 서러움일 것 같았습니다. 작가는 이와 같은 가정 속에서 밀양기생 운심의 이야기를 써나 갔습니다.

그러므로 『칼의 춤』에서 그려낸 이야기들은 상당 부분 작가의 상상을 바탕으로 한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의 역정에 허구를 버무린 이야기를 감히 세상에 내어놓게 된 것은, 자신의 꿈을 성취하기 위

해 혼신의 힘을 쏟은 한 조선 여인의 맵차면서도 아름다운 삶과 그녀의 독특한 연사가 시련과 좌절을 강요당하며 살아가

고 있는 이 시대의 뭇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와 응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 까닭입니다. “약산은 천하의 명승지요, 운심은

천하의 명기다. 인생이란 모름지기 한 번 죽는 법, 이런 곳에서 죽는다면 더없는 만족이다.” 천길 벼랑 아래로 몸을 던지며

운심이 내뱉은 말소리가 싸르락 귓불을 울립니다. 부디 ‘밀양기생 운심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그녀의 서슬 푸른 칼사위

가 팍팍한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의 가슴에 한 줄기 청량한 바람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다시 한 번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4. 차례

 

동문고개

응천교방

기예시험

단오경연

비사

뇌우

해어화

매화기생

 

 

 

 

 

5. 책속으로

“아···!”

청련은 짤막하게 날숨을 토해내며 애써 눈을 감고 뒤꼍을 핥고 지나가는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기생의 초야란 것이

그리 민망하고 맹랑할 것을 알고 못 마시는 술까지 취하도록 마신 것인데, 네 짝 분합문 너머로 바람소리가 귓속에 가닥가

닥 새어들었다. 바람결에는 나뭇가지가 바스락거리는 소리, 들창문이 흔들리는 소리, 문풍지가 우는 소리가 아슴푸레 섞

여 있었다.

 


 

“먼 옛날, 이름이 도(桃)라고 하는 한 소녀가 살고 있었단다. 그녀는 얼굴이 아름다울 뿐만이 아니라 사내라면 누구라도

좋아할 만큼 허리가 아주 가늘고 다리 또한 긴 소녀였지. 그런데 도(桃)는 성격이 아주 강직한 죽(竹)이라고 하는 머슴아

이를 남몰래 연모하고 있었단다. 그러나 소녀의 아비가 그 사실을 알고 죽을 끌어내어 거적에 말아 때려죽이고 말았지. 죽

이 비명횡사를 당하고 말자, 도 역시 죽과의 애련(哀戀)을 한탄하며 결국 목숨을 끊고 말았다. 결국 두 남녀의 혼령이 모두

가 저승의 명부(冥府)로 가게 되었는데, 하늘의 상제께서 두 사람의 진정에 감동을 받아 두 사람에게 소원 한 가지씩을 들

어주기로 하였단다. 도(桃)는 일생동안 도화(桃花)처럼 순결하게 살기를 원했고, 죽(竹)은 자신의 대나무와 같은 지조를

지키며 살기를 원했단다. 그 후 이 세상에 잎은 대나무와 비슷하고 꽃은 도화를 닮은···, 협죽도(夾竹桃)라는 꽃나무가 탄

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래전 협죽도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보였을 당시에는 꽃잎이 하얀색, 아주 순결한 순백색이었단다. 그 무렵, 궁중에 한

아름다운 공주가 살고 있었는데, 그녀는 조정의 젊은 관리를 연모하여 그에게 자신의 일생을 맡기기로 정했단다. 그런데

공주 역시 왕과 왕비 등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지. 심성이 천진했던 공주는 여러 날 동안을 고

민을 하다가 마침내 그 젊은 관리와 함께 정사(情死: 사랑하는 남녀가 그 뜻을 이루지 못하여 함께 자살함)를 하기로 결심

을 하게 되었단다. 공주는 또한 자신을 깊이 연모하고 있어서 함께 죽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지. 그러나 그 젊

은 관리는 공주를 진정으로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입신출세에 이용하기 위해 사랑하는 척하고 있었을 뿐이었지

. 결국 정인의 거짓 마음을 알게 된 공주는 그를 원망하며 지내다가 끝내 협죽도 꽃나무 밑에서 비수로 제 몸을 찔러 자진

을 하고 말았단다. 공주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는 꽃가지에 스며들어 협죽도는 그 후 눈처럼 하얀 꽃 외에도 피처럼 붉은

꽃을 뒤섞어 피우게 되었단다. 공주는 지하에서도 자신을 속인 사내에 대해 원망과 저주를 멈추지 않았고, 그녀의 원한은

협죽도의 뿌리와 줄기에 독가시로 자라나오게 되었단다. 이런 연유로 협죽도가 자태가 곱고 화려하면서도 한편으로 경계

심을 갖게 하는 꽃나무로 변모하게 되었지. 그 뒤 여러 해가 지난 어느 날 그 조정의 관리가 공주의 무덤을 지나가다가 묘

석 앞에 자라고 있는 기이한 화목(花木)에 이끌려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단다. 물론 그 꽃나무는 잎은 푸른 대나무 잎이고

꽃은 홍색과 백색의 도화를 닮은 협죽도였지. 공주의 옛 정인이었던 사내는 제 눈앞의 매혹적으로 웃고 있는 꽃잎에 도취

되어 입맞춤을 하였다가 그만··· 중독이 되어 그 자리에 쓰러져 죽고 말았단다.”

 


 “하아···!”

이윽고 여인이 오랜 접문으로 숨이 막힌 듯 고개를 뒤로 젖히고 가느다란 교음(嬌吟)을 내뱉었다. 그 사이 사내의 두 손은

여인의 동체 여기저기를 마치 꽃을 찾는 나비처럼 옮겨 다녔다. 여인은 결국 끓어오르는 욕념을 참지 못하겠는지 제 손으

로 자리옷을 벗어 던졌다. 촛불에 드러난 여인의 살결은 아주 희었고 흐벅진 육덕을 갖고 있었다. 곧바로 매화잠(梅花簪)

이 쪽머리에서 뽑혀 방바닥에 떨어지고 여인의 길고 흐드러진 머릿결이 완곡(婉曲)으로 휘어져 내려간 등허리를 타고 흘

러내렸다. 여인은 이내 사내의 두루마기를 스스럼없이 벗겨 넘기고는 내처 바지괴춤까지 풀어 내렸다. 이윽고 여인은 가

늘고 긴 손가락으로 사내의 뿔끈거리는 근육질 몸체를 어루만지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손끝이 닿는 곳마다 사내의 근육이

맥동 치듯 불뚝거렸다. 여인이 이내 젖무덤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사내의 가슴팍으로 와락 안겨들었다. 여인의 흐벅진 젖

무덤이 사내의 가슴에 닿아 뭉클 눌려지는 모습이 보였다. 두 남녀는 곧바로 대방의 몸속으로 녹아들어갈 것처럼 서로를

으스러져라 껴안고는 비단금침 위로 물 흐르듯 쓰러졌다.

 


 

 

검을 쓸 때는 정(定)이 들어 있어야 하고, 격(格)이 있어야 하며, 변(變)이 따라야 한다. 검을 뽑기 전에 자신을 파악하고,

세법을 펼치기 전에 상대를 가늠하고, 격(格)을 할 때는 변(變)이 감춰져 있어야하며, 격을 끝낼 때는 다시 정(定)을 갖춰져 있어야 한다. 즉 정, 격, 변을 무한히 반복하며 최대치의 이(利)를 취할 줄 알아야 하지. 하지만 이 세 가지 요결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기세(氣勢)다!

 

 

 


칼의 춤 1

저자
박학진 지음
출판사
황금책방 | 2015-03-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연아가 스물에 장안에 들어가 가을 연꽃처럼 춤을 추자 일 만 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칼의 춤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