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설

[스크랩] 조선야담 제13화 - 명기애화

칼의 춤 2013. 12. 23. 08:54
  • 조선야담 제13화 - 명기애화
  • 可憐杜十娘명나라 만력(萬歷) 연간의 일이었다.북경태감(北京太監)에는 각지 청년이 천여 인이나 몰려들어 있었다.한때는 북경 시내가 이를 좌감(坐監) 학생들의 판이 되고 말았다.명나라 조정에서 무슨 까닭으로 이렇게 입감(入監)의 전례를 만들었느냐 하면 이때 일본 풍신수길(豊臣秀吉)이 대병을 움직이어 명나라를 치려는 생각으로 먼저 조선을 습격하매 오래 태평에 젖은 조선은 도저히 그들의 적수가 되지 못하였다.이리하여 조선은 급거히 이 병화를 명나라 조정에게 고하고 구원병을 보내 주기를 청하였던 것이다.명나라 조정에서는 누차 황제 어전에서 회의를 거듭하여 마침내 조선을 도웁기로 가결은 되었지마는 큰 군사를 움직이는 데에는 막대한 군비가 필요한지라, 국고에 있는 현재의 돈으로는 도저히 그 막대한 군비를 담당(감당?)할 수 없게 되어서 필경 꾀를 낸다는 것이 태감(太監)을 개방하여 적지 않는 상납금을 받고 청년을 수용하여 군비에 사용하기로 된 까닭이었다.이때 그들 청년가운데에 이갑(李甲)이라는 청년이 있었으니 절강 소흥부(浙江紹興府)에서 명문거족의 자손으로 유명한 이포정(李布政)의 큰 아들이었다.이러한 집 큰 아들로 매양 귀히 자라고 응석으로 자라서 공부에 힘을 쓰지 못하였고 마음은 약하기 여자와 다름 없었다.그러나 청운의 뜻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동향 친구 유우춘(柳遇春)이란 청년과 작반(작당?)하여 북경으로 올라온지 이미 반여년, 좌감(坐監)의 목적은 달하였지마는 그 대신 전에 감히 하여보지 못하던 일 하나를 배우게 되었으니 그섯은 교방(敎坊) 오입이었다.나이도 젊으려니와 인물이 여자와 흡사하다 할만치 고와 교방에 출입하는 허다한 남자 가운데서 특히 뛰어나 보이었다.인물이 그러하였을 뿐 아니었다. 돈 쓰는데에도 그다지 남에게 뒤지지 않았다.이러한 인물과 이러한 풍도를 가지고 일없이 지낼 수는 만무하였다.교방의 미인들은 서로 다투어 이공자의 총애를 받아 보고자 하였다.그 허다한 미인 가운데에서 동무의 질시와 선망을 받아가며 마침내 이공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 개의 미인이 있었으니 그는 두십랑(杜十娘)이라는 기명을 가진 열아홉살 먹은 예기였다.교방사원(敎坊司院) 천여명 예기 가운데에서는 첫째 둘째를 다투는 미인으로 만도 유야랑의 인기를 끄는 아교(兒敎)이었다.두십랑은 열두살 먹었을 때 지금 양모에게 몸이 팔려 와서 오늘까지 칠년 동안 수만금의 돈을 벌어 주었다.그의 인기는 그의 고운 얼굴과 절묘한 기예와 아울러 그의 착한 심지에 있었다.그의 심지는 이러한 화류계에서 드물게 보는 착한 심지였다. 동무중에 신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의 용돈을 절약하여서라도 힘껏의 동정을 아끼지 않았고 유야랑 가운데에 너무나 끝없는 짓을 하는 자가 있으면 그의 미움을 각오하면서도 그의 비행을 극구 만류하기도 하였다.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일이 만도의 인기를 끄는데 가장 유럭하였다.그리하여 두십랑을 자기 것으로 하려는 야망을 가지는 자가 나날이 늘어갔다.그러나 두십랑은 여간해서 몸을 허락하지 않았다.돈이면 무슨 일이든지 행하지 못할바 없는 화류계이지마는 두십랑의 절개를 깨뜨리지는 못하였다.권력도 하잘 것 없었고 황금의 힘도 쓸 데 없었다.이러한 두십랑이 한 개 한미한 서생 이공자(李公子)에게 몸과 마음을 아울러 기울일 줄은 누구나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두십랑은 이공자를 만날 날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굳센 힘이 둘의 몸을 붙들어 매어 주는 것처럼 떨어지기가 싫었다.이러고도 내가 소위 명기이던가 이러한 반성을 하기는 하면서도 두십랑은 이공자의 곁을 떠나기 싫었고 이공자 앞에서는 마치 처녀같이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었다.이것은 두십랑이 그러할 뿐이 아니었다. 이공자 역시 두십랑과 자리를 같이한 이후로는 다른 교방에 발을 들여 놓지 않았다.두십랑의 얼굴을 보지 못하면 밥맛이 없었다.* * *초련(初戀)에 미쳐진 두 남녀의 얼은 남보기에 해괴할만치 상규(常規)를 잃었다.이공자는 몸에 지니고 왔던 돈은 이미 써서 없거니와 멀리 아들의 성공을 축수하고 있는 시골 부친을 속이어 적지않은 돈을 올려다가 이 교방에 흩였다.그러나 사람의 정은 오직 깊어갈 뿐 그칠바를 모르지마는, 한 있는 돈은 필경 그쳐지고 말았다.이공자의 부친은 아들의 방탕을 눈치채게 되어서 겨우 연명하여갈 돈만을 아들의 친구 유우춘(柳遇春)에게 부쳐서 아들에게 내어주게 할 뿐으로 넉넉한 돈을 보내지 않았다.이것을 당하게 된 이공자의 가슴은 아팠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급하고 아픈 것은 두십랑의 사랑을 놓칠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그리하여 이공자는 가졌던 패물과 서책까지도 내 팔아가지고 두십랑의 집에 출입을 계속하였다.유우춘은 동무의 타락하여 가는 것을 보매 은근히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어 권고도 하였다.여보게 우리가 애초 교방에 출입하여 보게 됨은 열인도 하여 보고 견문도 늘려 보자는 것이었지 자네처럼 몰두 종사하자는 것은 아니었으니 그만 정신을 차리는 것이 어떠한가, 유래로 교방 기녀란 믿을 수 없는 것이니 하면 이공자는이것도 한 때이고 저것도 한 때이니 미칠 대로 미쳐 보겠네 하고 막가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이공자는 부친의 마음을 거역하고 아내를 배반하고 친구를 잃고라도 한개 두십랑을 얻어 보자는 결심이었다.두십랑 역시 이공자의 열렬한 사랑에 진정을 바치지 않을 수 없었으려니와 그 역시 모든 것을 잃고라도 이공자 하나만을 얻으면 만족하다고 생각하였다.그러나 이러한 열렬한 정이 맺어진 둘 사이에 한 커다란 장해는 역시 돈이 없음이었다.두십랑의 수양모 되는 노파는 이갑(李甲)의 수중이 점점 궁핍하여 가는 형편을 보고 냉대하기를 시작하였다.어제까지 이갑을 보면 바로 왕후 장상이나 맞이 하는 듯이 아첨과 봉명을 유공불급히 하던 노파가 오늘은 눈쌀을 찌푸리고 괄시하기를 마지않았다.화류계란 돈이 없는 날이 인연이 끊어지는 날인줄 알면서도 이갑은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그러나 그렇다고 발을 끊을 이공자는 아니었다.싫어하거나 미워하거나 이공자는 두십랑의 정을 유일의 편을 삼아 하루 궐하지 않고 드나들었다.그런 중에도 가장 고생은 두십랑이었다. 이 눈치 저 눈치를 보아가면서 이공자의 마음을 즐거웁게 하자니 더욱 힘이 들었다.노파는 이제는 노골로 두십랑을 꾸짖고 욕설까지 하는 날이 늘어갔다.이런 빌어먹을 신세보지, 이마에 솜털이 미어지기 전에 얻어다가 인제 제법 돈푼이나 벌게 되니까 게다가 버러지가 붙어 일 참 잘 된다. 이럴랴거든 차라리 다른 교방에다가 몸을 팔아서나 그동안에 든 돈이나 빼게 해다고 하는 욕설을 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두십랑의 덕으로 수만금의 돈을 벌어 먹었건마는 그런 소리는 꿈에도 하지 않는다.두십랑은 듣다 못하여아니 그게 어인 말씀이요. 이공자인들 한푼 두푼의 돈을 썼소, 오늘까지에 허비한 돈만 해도 볏백거리나 넘지 않소 그돈을 다 나 주었니, 그게 왠소리냐.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 이노릇 해 먹는 년이 해가에 남의 사정까지 본다더냐. 정히 너 그 위인을 딸고 싶거들랑 네 몸을 물어달라고 그러려므나. 그랬으면 고만 아니냐. 나는 돈만 받았으면 그만이지 누가 널더러 살지를 말랬니, 보지를 말랬니, 같이 살던 죽던 내야 알배 있니 아니 어머니는 진정으로 하시는 소리요, 홧김에 하시는 말요 늙은 년이 무얼 못해먹어서 젊은 것 데불고 거짓말 해 먹으라더냐 아니 그러면 어머니는 내 몸 값을 얼마 받으시려우 노파는 이 말을 듣더니 코웃음을 치면서얼마나 받으려우(?), 바로 돈이 있는 듯이 말을 하는구나. 다른 사람 같으면 천금을 준대도 부족히 알겠다마는 쿵쿵지가 된 이생에게서 받으면 멀마나 받겠니, 은자 삼백량만 삼일 안으로 내 노라고 그러려므나. 그것도 말이지 특별히 생각한 것이니까 사흘 안에 만들어 와야지 삼일이 넘으면 천금을 준대도 싫다. 사흘이 넘거든 행여 우리 문안에 발을 들여놀 생각을 말래라 만일에 그래도 뻔뻔히 들어오면 창피한 꼴 당하리라고 해라 노파는 한미한 서생 따위가 무슨 놈의 삼백금이 있으랴 하고 얕잡아 생각한 것이었다...더보기
출처 : Daum 지식
글쓴이 : Libetarian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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