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설

[스크랩] 화타 이야기

칼의 춤 2008. 7. 31. 14:10

화타 이야기

 

화타는 본명은 부(), ()는 원화(元化)이며 지금의 안후이성[安徽省] 보셴[毫縣]에서 태어났습니다.

한말(漢末)의 전설적인 명의(名醫), 외과에 특히 뛰어나 중국에서는 지금까지도 '외과의 비조(鼻祖)'로 통합니다. 그러나 외과뿐 아니라 내과·부인과·소아과·침구 등 의료 전반에 두루 통하였고, 특히 치료법이 다양하면서도 처방이 간단한 것으로 유명하지요.

그러나 화타가 널리 알려진 것은 외과 수술 때문인데, 마비산(麻沸散)을 사용해 환자를 전신 마취시킨 뒤 위장 절제수술을 해 4~5일 만에 완치시켰다고 하며, 화타와 관련된 전설적인 이야기는 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삼국지연의》에는 조조가 두통을 앓을 때 간단한 침구 치료로 큰 효과를 보자 그를 시의(侍醫)로 삼고자 하였으나, 조조 한 사람만을 위해 의원 노릇을 하기 싫어, 아내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집으로 돌아갔다가 거짓이 탄로나 마침내 조조의 부하에게 살해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그리고 관운장이 오른편 어깨에 독화살을 맞았는데 화타가 이를 치료해 주어 무사히 낫게 해 주었습니다. 이 때 관운장은 화타가 수술 전에 그를 기둥에 묶으려 하자 웃으며 그냥 앉은 채로 수술해 달라고 하며 자신은 수술이 끝날 때까지 태연하게 바둑을 두었답니다. 이로 인해 화타는 관운장의 인격을 흠모하였으며 관운장의 치료에 더욱 정성을 기우렸다고 합니다.

화타는 성품이 말고 인자하였으며 각종 경전에도 두루 밝았고, 성격이 활달 강직하면서도 명리(名利)에 매이지 않아 주위에서 여러 번 천거를 하였지만, 한 번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심신수련법과 섭생에도 뛰어나 5가지 동물의 모습을 본떠 일종의 체조인 금희(五禽戱)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서도《화타내사(華陀內事)》《화타방(華陀方)》《청낭서(靑囊書)》등이 있었다고 하지만, 전하지 않습니다. 청낭서 한 권 만 있었어도 대단한 의학의 발전을 가져왔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삼월 인진쑥 사월 제비쑥과 화타와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읽어 보십시요.

어느 마을에 얼굴과 피부색이 누렇고 사마귀처럼 야위어 눈이 푹 들어간 병자가 있었습니다
.
"
이왕 죽을 몸, 그 유명하다는 의원 화타 선생이라도 한 번 만나 보고 죽어야겠다
."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날 지팡이를 짚고 한 걸음 한 걸음 힘들게 화타를 찾아갔습니다
.
그 날, 화타는 마침 집에 있었습니다. "선생님, 저를 좀 치료해 주세요," 병자는 화타에게 애원했습니다. 화타가 보니 그는 황달에 걸려 있는데다가 폐까지 좋지 않아 곧 죽을 것 같았습니다. 화타도 동정하며 속으로 안타까워했습니다.


"
수많은 의원들이 있지만 아직 이 황달을 치료했다는 사람은 보지 못했소, 정말 미안합니다만 나도 이 병은 자신이 없습니다." 병자는 마지막 희망이었던 화타 마저 자기 병을 고칠 수 없다고 하자 울상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 죽는 날만 기다렸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얼마 뒤 화타는 우연히 그 병자를 길에서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병자는 죽기는커녕 얼굴이 핏기가 돌고 아주 건강해 보였습니다. 화타는 너무 이상하여 물었습니다
.
"
당신이 어떻게 하여 이렇게 건강해졌소? 어느 의원의 무슨 약을 먹었습니다? 좀 가르쳐 주시오. 나도 그 분을 찾아가 의술을 배워야겠습니다."


그 사람이 말했습니다. "나를 고쳐 줄 의원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약도 쓰지 않고 저절로 나았습니다!" 화타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약을 먹지 않고 낫는 병이 어디 있습니까?
분명히 약을 먹었을 것이니 가르쳐 주시오." "분명히 약은 먹지 않았습니다. 실은 약 사 먹을 돈도 없었고요!" 화타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물었습니다
.
"
그럴 수가 있을까? 잘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뭔가 있을 것입니다." 그제서야 그 사람은 생각난 듯 입을 열었습니다. "한때 먹을 양식이 없어 얼마 동안 들풀을 뜯어먹고 살았죠
!"
화타는 그제서야 알았다는 듯 미소를 띠며 물었습니다. "그럼, 그렇겠지요! 그 풀이 바로 약초였을 겁니다. 그래 그 풀을 며칠간 먹었나요?" "아마 한 달 넘도록 먹었을 것입니다
."
"
당신이 밥 대신 먹었다는 풀은 어떤 풀입니까?" "나도 잘 모르는 들풀이었습니다
."
"
나에게 가르쳐 줄 수 있겠습니까?" "그야 어렵지 않죠!" 두 사람은 산기슭으로 갔습니다
.

"바로 이 풀이었습니다." 그 풀은 평소에도 많이 보던 풀인데 화타도 그것이 약초라 것은 몰랐습니다. "이건 제비쑥이 아닌가? 이게 황달을 고치다니 믿을 수 없군. 어쨌든 실험해 봐야지!" 화타는 제비쑥을 뜯어 가서 황달에 걸린 사람에게 주어 먹게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며칠을 써도 환자에게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
혹시 그 사람이 잘못 가르쳐 준 것이 아닌가? 다시 찾아가 자세히 물어 봐야지."
화타는 그 사람을 찾아가 다시 자세히 물었습니다. "당신이 먹었다는 들풀은 바로 이것입니까? 혹시 다른 풀은 아니었습니까?" "분명히 그 풀이었습니다." 화타는 한동안 생각한 뒤 물었습니다. "분명 그 풀이 맞는다면 언제 먹었습니까
?"
"
양식이 떨어진 삼월이었습니다." "춘삼월이라…… 그렇지! 그 때면 양기가 상승하여 모든 풀이 돋아날 때지, 그렇다면 제비쑥도 삼월에 약효가 있다는 말이겠지?"


화타는 큰 것을 깨닫고 고개를 끄덕이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듬해 봄, 화타는 산으로 올라가 제비쑥을 캐 와 황달에 걸린 사람에게 주어 보았습니다. 과연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몇 사람에게 실험해 보았더니 역시 효과가 있어 황달이 다 나았습니다
.
화타는 그제서야 봄이 지난 제비쑥은 아무런 약효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이듬해 화타는 또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화타는 제비쑥을 뿌리와 줄기를 나누어 어느 것이 약효가 더 있나 알아 보았습니다. 그래서 어리고 부드러운 줄기와 잎이 약효가 뛰어나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화타는 사람들이 구별하기 쉽게 약효가 있는 시기의 제비쑥을 인진, 또는 인진쑥이라 부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후세 사람들을 위해 네 구절의 시를 남겼습니다.


삼월 인진쑥, 사월 제비쑥
후세 사람들아, 기억해 두어라
삼월 인진쑥은 병을 고치지만,
사월 제비쑥은 땔감밖에 못 된다네.

출처 : 소을소리
글쓴이 : 유진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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