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의 이모저모

[스크랩] 나의 十八技 수련기(최종회)-한차원 높은 무예 18기

칼의 춤 2008. 7. 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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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2월 성동구 화양리에 대한십팔기협회 대일무관(大壹武館)이 설립되었다.
관장인 김부연(金副淵) 사범은 필자의 절친한 친구이자 사형(師兄)으로서 청죽도장의 수석 사범이였다.
도장이 개관되자 청죽본관의 최사부님에게 허락을 득하고 집에서 가까운 대일관으로 운동장소를 옮겼다.
김사형의 열성적인 지도로 필자의 수련속도는 일취월장 빠른속도로 진보되었다.
그때 도장의 승단심사는 각 도장마다 독립적으로 시행하고 소속관장의 명의로 인증(認證)을 발급했는데 3단
이상은 별도의 심사를 거쳐 협회에서 단증(段證)을 재발급하는 절차을 취했다.
4단으로 승단하면서 사범(師範)자격증과 도장 운영위원장(運營委員長)을 위임 받았다.
직접 도장을 운영할수 있는 관장인증서(館長認證書)는 5단으로 승단되던 1984년 5월에 수여 받았는데 그때
필자의 나이 38세때였고 18기를 입문한지 햇수로는 20 여년 되던 때였다.

대일관은 경기도 송파(松坡)와 강동구 천호동 (千戶洞), 동대문구 묵동(墨洞)  세곳에 지관(支館)을 설치하고
관원을 지도했다.
매월 1회씩 심사를 보는때면 본관과 세곳의 지부에서 올라온 수십명의 청장년 수련생과 초중고학생,그리고
유년반의 수련생들이 검은도복과 붉은 도복을 번쩍이며 몰려들어 장관을 이루었다.
한켠에서는 단(段)심사를 보는 고단자들이 숨소리하나 없이 몸을 날리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제 5,6급
에 올라가는 초급자들이 날카로운 기합소리와 함께 매트에 몸을 굴리는 모습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기억된다.
참고로 그당시 우리 도장에서 지도하던「수련과목지침서(修練科目指針書)」를 아래에 기술하니 관심있는
동도(同道)들은 자신이 수련한 공부와 비교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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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련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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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級 (30일)
     참춘(站椿):기마식,등산식 ,소등산,따오식(獨立式),허식(虛式),부퇴식,좌반식,라이테이식
     퇴법(腿法):루퇴,상첨퇴,중첨퇴,탄퇴,샤퇴(橫登腿),깅기루퇴(金鷄露腿),낙화퇴(落花腿),
                    요음퇴,외앙교(鴛鴦脚),부인퇴,채퇴,괘퇴,차우테이(추腿),펠롱교(擺蓮腿),      
                    세프테이(刮面腿),환신규(丸身脚)
     보법(步法):불법 1로~3로
     단수(單手):띠우권,세픈교,풍차,얼기규,삼권추
五級 (60일)
     산수(散手):철롱캔,유티피,센데이,파삼슬
     호신술:금사완(擒絲腕)=1식~7식 
四級 (90일)
     단권(短拳):담퇴권(潭腿拳)=1단~4단
     병기(兵器):연청도(燕靑刀)=1로
     산타수(散打手):1로=피등타.외케이등타.  2로=츄바스
三級 (120일)
     단권:담퇴권=5단~8단
     병기:연청도=2로
     산타수:3로=피켄피. 4로=차우테이 좌.우
二級 (150일)
     단권:담퇴권=9단`12단
     병기:연청도=3로
     산타수:5로=샤테이.  6로=쌍봉슬당
一級 (210일)
     권법(長拳):개로권(開路拳)
     병기:도술:연청도=4로
            장봉술(長棒術):오호군양곤 양곤(上)
初段
     권법:소추권(少推拳). 악가권(惡家拳). 매화권(梅花拳).공력권(功力拳)
     대타수(對打手):철롱캔대타.외앙교대타.뽀우시렌.쌍풍옆퇴수.삼권대타.얼기규대타
     병기:도술:연청도=5로~8로
            봉술:오호군양곤 양곤(下)
二段
     권법:띄우권(讀形拳).육합장(六合掌).소호연권(小虎燕拳).대호연권(大虎燕拳).
            매화로(梅花路).연청권(燕靑拳).역벽권(力劈拳)
     산수:피타오순규.혈룡장.식수.내오수.우캔좌캔.츄바단스
     대타수:삼권켄세이대타.슈부대타
     병기:봉술:구주봉.팔단금봉(1단~8단)
            병기대타술:청룡도 對 창
三段
    권법:소번차권(小飜車拳).대번차권(大飜車拳).금강권(金剛拳).매화란(梅花란).
            흑호권(黑虎拳). 적요권(摘要拳)3단.
    단권:담퇴권(2)=1단~12단
    대타수:장권대타.쌍단도 공수방어술
    병기:도술:오켄양도
           봉술:원아곤,풍마곤
           병기대타술:도 對 창
四段
    권법:용학권(龍鶴拳).오호권(五虎拳).허운권(虛雲拳).무호권(無虎拳).학권(鶴拳).
           진가권(陳家拳),적요권 1단.
    병기:도술:쌍도
           봉술:훵모장봉
           병기대타술:삼절곤 對 창. 장봉 對 장봉

이상이 일반부 수련과목으로서 그당시 지도교과과목을 수록한 자료를 근거로 필자의 기억을 보충하였으므로
비교적 정확할 것이며 특별부 수련과목은 이와는 별도로 구성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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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올림픽이 끝나고 중국무술18기(우슈)가 다음 북경올림픽의 시범종목으로 결정되자 국제적으로 그 붐이 일
어났다.
같은 동양권의 무술연원(武術緣原)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태국등 아시아국가들의 관심은 대
단했다. 특히 중국무술의 가장 큰 영향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가라데(空手)계에서는 많은 단체들이
우슈쪽으로 제자들을 진출시켜 차기올림픽을 겨냥한 정책변화를 꾀했다.
1992년11월5일 서울 올림픽체육관에서 개최된「제3회 아시아 우슈 선수권대회」에도 종주국인 중국과 대만
선수 다음으로 일본 선수들의 참가가 두두러졌던것도 이를 말해주었다.
필자의 대일관에서도 3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우슈는 대타(對打:겨루기)로 승부를 가름하는것이 아니고 동작의 표연(表演)을 통하여 우열을 가르기 때문에
체급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경기종목은 장권(長拳),태극권(太極拳),남권(南拳),검술(劍術),도술(刀術),창술(槍術),기타권술(其他拳術:형
의,팔괘,팔극,통비,벽괘,번자,지당,상형,사권,화권,포권,홍권,화권등),기타기계(其他器係:단기계,쌍기계,연기
계),대련(對練:도수대련,기계대련),집체항목(集體項目:집체권술,집체기계술)으로 구성되어 있다.
채점기준은 동작규격(動作規格)에 60%,경력(勁力)과 협조(協調)에 20%,품격(品格),내용(內容).투로의 연결
방법(連結方法)에 20%를 부여한다.

우슈대회의 경기모습을 보면 길이14m, 넓이8m의 사각매트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표연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18기투로가 원래 원형으로 이루어 진것으로 잘못 이해할수 있으나 대부분의 권법이나 병기투로는 직선을 왕
복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만 경기시는 체조의 그것을 본따 원형으로 표연을 변형시켰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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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을 연마한다는 것은 정(精),기(氣),신(神)을 본(本)으로 삼고 수(手),안(眼),신(身),보(步)를 근(根)으로
삼아 법(法)을 깨닫고 술(術)을 익히는 것이다.
부단한 노력과 피나는 용진(勇進)으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이루어 자신을 가성(佳成)시키는 것이다.
모름지기 무술을 수행하는데 있어서는 투철한 주관과 투지로 성실하게 연마해야 하며 자기중심을 잃지말고
침착하게 갈고 닦아서 오랜세월을 두고 숙달해야만 비로서 심오한 무공(武功)을 터득할수 있는 것이다.
참다운 무술인이라면 사악(邪惡)에 항거하고 정의(正義)를 생명처럼 중히 여기며 상대방을 격파할 자신이 있
을때도 일보 양보하고 물러설수 있는 바른 의식과 인격도야가 중심이된「 정신수양(精神修養)」이 무엇보다
앞서야 한다.
벽돌과 기와장을 많이 깨트리는 힘이있고 사람을 많이 치고받는 기술이 있다고 진정한 무술인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참된 무술이란 거짓이 없어야 하며 고요한 마음으로 심혼(心魂)을 수양하고 심신을 단련함이 그
바탕에 있어야 한다.

十八技는 무술이기 전에 종교적 원리와 철학적 논리와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외유내강(外柔內强),유능극강(柔能克强)의 오묘한 변화와 흐름은 타 무도의 추종을 불허한다.
18기는 공격자세와 방어자세를 별도로 취해서 수련하지 않는다.
방어와 동시에 공격을 취하고 공격과 동시에 방어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내외(內外),강유(强柔),허실(虛實),장단(長短),유무(有無)...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상대성(相對性)은 18기
만의 독특한 음양(陰陽)의 원리에서 나온다.
18기 무술을 수련하는데 원리와 원칙을 떠나서는 공(功)이 이루어 지지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것이다.

필자는 18기를 몸으로 수련하면서 또 각종 무술서를 통해서「역(易)」이라는 것을 배웠다.
易이란 '바뀐다'는 뜻이다.
'바뀐다는것'은 일상생활에서 물질적으로 교류하는 것만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무술인들에게 필요한 易은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바뀌어지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무술을 수행함으로서 허약한 체질을 강건하게 만들고 정신면에서 유(柔)에서 강(强)을,무(無)에
서 유(有)를,거짓에서 참(眞)을,악(惡)에서 선(善)을 찾아내므로서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 그 자체를 바꿀수
있는 것이다.

흐르는 물은 지극히 부드럽다.
그러나 한데 모으면 물보다 더 큰 위력이 있는것도 없다.
물이 흐르므로서 산을 무너트리고 육지를 깎아 바다를 메꾸지 않는가.
수행을 한다는 것은 건축가가 집을 짓는것과도 같고 한그루의 나무가 성장하는것과 같다.
고요한 가운데 서두르지 않고 기초부터 하나하나 공(功)을 쌓으면 능히 물이 바위를 뚫고 건축가가 명품을 만
들며 나무가 무성한 숲을 이루듯 목적한 바 승화점(承化點)에 도달할수 있는 것이다.
18기는 이 경지(境地)를 이루어 주는 한차원 승화(昇華)된 기예(技藝)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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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절을 18기라는 무도(武道)에 심취하여 젊음을 온통 바쳤던 아련한 추억들을 거치른 붓으로 '수련기'라고
써온것이 벌써 여러날이 지났다.
애초의 염려대로 자기 자랑같은 부끄러운 내용들이 되지나 않았는지 걱정을 떨칠 수 없다.
다만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하게 느껴지는 중국무술18기란 것에 대해 작은 이해라도 전달되었다면 필자로서
는 그로 족함이며 스스로의 자위속에 이 수련기를 마치는 바이다.

그동안 함께 해 준 동도(同道)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출처 : 소요재에 걸린 구름
글쓴이 : 소요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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