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나의 十八技 수련기(8)-당랑권(螳螂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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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의 긴 앞발이 살금살금 움직이더니 번개처럼 몸을 날려 매미의 날개를 감아챈다. 구(拘:잡아서), 루
(摟:흘리며), 채(採:낚아팬다)의 기법이다. 버둥거리는 매미를 한발로 누르고 다른 또 한발로 내리친다.
점(粘:바싹붙어), 타(打:치고),붕(崩:무너뜨리는)의 수법(手法)으로 공격한후 태산압정 (泰山壓頂:정수리 급
소를 치고),영면직통(迎面直統:양미간을 공격)등으로 제압하니 바로 8강(八剛)으로 권종(拳宗:문파의 기법)
의 일환이다.
이때 매미는 이미 정신을 잃었고 기회를 놓이지않은사마귀는 번개처럼 달려들어 죽은듯이 엎어져 있는 매미
를 번쩍 안아 메어친다.12유(十二柔)중의 첩(貼:바싹 붙어서), 고(靠:밀고), 섬(閃:번개같이), 등(騰:날아서),
전(轉:뒤집다)의 비법이다.
정신없는 공격에 빈사상태인 매미에게 사마귀는 최후의 일격을 가한다.미두쌍청(眉頭雙晴:눈섭의 비량혈),
비하인중(鼻下人中:코밑의 인중혈)등의 여덟군데 중상을 입힐수 있는 급소를 공격하는 팔타(八打)였다.」
이때 사마귀가 매미를 잡은 광경을 유심히 보고있는 중년인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왕랑(王郞)이라는 유랑 권
사(拳士)였다. 청조(靑祖) 초기때 사람이라 하며 어릴때부터 스승인 우화진인(羽化眞人)에게서 무술을 배우
고 각지로 명사를 찾아서 돌아 다니다가 하루는 숭산 소실봉의 소림사를 방문 했다.
이때 강호에는 소림사의 위용이 천하제일이라는 소문이 회자되던 터라 왕랑은 자신의 무공도 시험할겸 절안
에 몰래 침입하여 한 고승과 격투를 벌린다. 그러나 소림사의 고승 법통(法通)에 의해 단 세수만에 패하자 그
는 크게 실망하여 절을 빠져나온다.
때는 무더운 여름철이였고 오랜 여독과 패배에 따른 절망감에 지친 왕랑은 길가의 한그늘에 앉아 피로를 풀
던 중, 우연히 한마리의 버마재비(螳螂)와 매미의 생사를 건 격투를 보게된 것이다.
자세히 보니 버마재비의 몸놀림에는 진퇴의 절도가 있었고 후려치는 동작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었으며 장단
을 겸비한 것이 마치 무공(武功)의 도(道)와 일치했다. 이에 크게 깨달은 왕랑은 버마재비를 잡아 풀잎가지
로 건드려 보았다. 그러자 버마재비는 즉시로 자연적인 방어동작을 취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왕랑은 그 움직임을 기초로 루,채,괘,조등 12종의 수법을 만들고 여기에 원후(猿侯:원숭이)보법을 가미한 후
에 주야로 연습한 끝에 큰 진전을 이루었다. 그는 곧 다시 소림사를 찾아가 법통과 대결을 하였고 통쾌한 승
리를 거두었다.
그 이후로 대강 남북의 18가(家)유파를 찾아 다니며 차례로 겨루어 이긴끝에 각파의 종법(宗法)을 모아 12수
결(十二手訣)과 12유(十二柔),팔강(八剛),팔타(八打),팔불타(八不打)의 진수를 정리하여 당랑권(螳螂拳)이
라 명명하고 일파를 이루니 이것이 바로 당랑문(螳螂門)이 세워진 연원이다.
당시 왕랑의 도호(道號)는 화유산인(華有山人)이 였는데 당랑문을 개파(開派)한후 자질이 뛰어난 두 사람의
제자를 얻게되니 그들이 후에 당랑문을 크게 부흥시킨 승소도인(升蕭道人)과 우주도인(宇宙道人)이다.
그러나 젊었을때 부터 벌리던 반청복명(反靑復明)운동이 탄로나 스승인 우화진인을 모시고 산동을 떠나 곤륜
산에 잠적해 버린후 다시는 세상에 나오지 않는다
(당랑권의 수법중 가장 특징적인 것이 당랑포선식(螳螂捕蟬式)이다. 보법은 과호식
(跨虎式:비문당랑에서는 한계식(寒鷄式)이라 하고 소림권의 허식(虛式)과 동일하다)
이며 구수(拘手)는 다섯손가락을 다 사용하는 소림권과는 달리 엄지와 검지,장지 세
손가락만으로 루.채 기법을 시전한다.포선식은 밑에서 위로쳐올리는 반구수(反拘手)
위에서 밑으로 눌리는 구하수(拘下手),옆으로 흘리는 횡란수(橫攔手),그리고 점혈법
의 하나인 금라(擒拿),취안(取眼)등의 기법으로 이어진다.위의 초식은 당랑수권(螳螂
手拳)권에 나오는 과호폐수(跨虎閉手)로 후면의 적을 제압하는 기법인데 손가락으로
점혈(點穴)하면 공격법이고 손으로 봉수(封手)하면 방어법 인바 공수양법으로
반포선식(反捕蟬式)이라고도 부른다 )
현재 당랑권은 그 어느 유파보다 많은 분파가 있으나 왕랑이 창시할 당시에는 공격을 중심으로 한 경당랑(硬
螳螂)과 기술에 허(虛)를 섞어 상대를 교란시키는 기법을 주로한 연당랑(軟螳螂)이 있었다.
경당랑은 칠성(七星),매화(梅花)가 대표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전승되어 후일 비문(秘門),솔수(率手),광판
(光板)등의 분파가 생겼으며, 연당랑은 육합(六合)권으로 그 전승자들이 극히적다. 양파의 중간형태를 구사
하는 팔보당랑(八步螳螂)은 칠성파의 달인인 강화룡(姜化龍)이 팔괘장과 형의,통배(通背)권의 기술을 접목하
여 창시해 낸것이다.
기법이 상대와 떨어져 있는 가운데 펼쳐 진다면 등타는 접근하여 손으로 잡은 다음 한발로
상대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강수(强手)에 속한다. 그 기법이 잔인하여 한번 시전하면 초
식에 걸려든 상대는 졸도등 중상을 면치 못하므로 연습시 주의해야 한다.특히 넘어지서 머
리를 심하게 부딪칠수 있으므로 사범들은 등타 대타시 필히 잡은 손을 놓지 않도록 당부
한다.물론 실전시는 잡을 필요가 없으며 무너지는 상대에게 쇄후(碎喉)나 천심추(穿心
捶) 를 가하여 회복블능의 상태에 빠뜨린다. 실제로 도장에서 등타연무중 종종 기절사태가
벌어지는 위험성이 많아 나중에는 도장 바닥을 가죽매트로 깔기도 했다. 위의 산타(散打)
동작은 매화로권(梅花路拳)의 제4식 쌍봉우등타(雙封右蹬踏)의 화식(化式)이다)
당랑권은 18문파의 기술이 집대성 되어있으므로 북파권술의 기법이 남김없이 포함되어 권투(拳套:권법의 형)
만도 백여종에 이른다.
필자가 40여년동안 수련한 각 문파의 37종이나 되는 장권투로(長拳套路)에도 어느곳에나 당랑권의 기법들이
표현되고 있었다.
소림권은 발권(發拳)할때 강맹중수(强猛重手)로 단 일권(一拳)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일권붕산(一拳崩山)의
품격이 있는 반면 당랑권은 점혈(點穴:급소)을 중심으로 극히 빠르고 연속적으로 권을 쳐낸다.
따라서 소림권은 동작이 크고 활달한 장타(長打)형인데 비해 당랑권은 짧고 세밀한 단타(短打)를 위주로 하
는 첩신박투(貼身搏鬪)수법이 많아 동작 역시 작고 조밀하다.
소림권이 멀리서 근접할수있는 궁보(弓步)나 마보(馬步),도보(跳步)등의 대가식(大架式)보법을 많
이 사용하는 반면 당랑권에서는 이동폭이 좁은 후보(猴步)나 발보(拔步),붕보(崩步),허보(虛步)등 소가식(小
架式)이 주가 되는 것도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당랑권이 타 권법과 현격히 다른점은 대부분이 손의 기술과 발의 기술이 상하연환(上下聯環)으로 관련
되어 이루어 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손으로 얼굴을 찌름과 동시에 다리를 후리거나 발로서 상대의 발을 제압하면서 옆구리를 차고,손
가락으로 눈을 찌름과 동시에 고환을 차는 등의 기법인데 이는 한동작이 받아들여지거나 빗나가더라도 다음
에서 다음으로 물흘듯 반복해서 연쇄적인 공격을 가할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로, 상대의 정권이 쳐오면 소림권에서는 등산식이나 소등산(少登山) 자세로 좌수로 방어하고 우권
으로 공격하는 상보추장(上步推掌) 초식을 사용하나 당랑권에서는 왼발로 상대의 발을 걸어 봉쇄하고 동시에
우수로 공격하는 괘퇴쇄후추(掛腿鎖喉捶)초식을 쓰는 것을 비교하면 쉽게 그 차이를 알수있다.입문을 하면 보법과 수법을 익히기 위하여 기본투로인 육수로
(六手路)와 당랑관자(螳螂串字)등를 배우고 각력(脚力)
과 하체를 단련하는 삽추권(揷錐拳),공력권(功力拳),
쾌속과 일기가성(一氣呵成)을 연습하는 역벽권(力劈拳)
그리고 도약과 기복을 배우는 소호연(少虎燕)등을 수련한다.
그중 붕보권(崩步拳)은 당랑권의 순수한 기법이 가장 많이
녹아있는 형이라 할수있다. 당랑포선수(螳螂捕蟬手),구루
채수(拘(摟採手),요참(腰斬),),등타(蹬蹹),추퇴(揪腿)등
당랑권만의 독특한 초식을 포함하고 있다.
중국 무술계의 전설에 의하면「붕보권(崩步拳)으로 부터 팔주권(八肘拳)에 이르면 신선이라도 피하기 어렵
고 난절권(攔截拳)으로 부터 적요권(摘要拳)에 이르면 귀신도 도망간다」라는 말이 전해온다. 물론 어느정도
과장이 있겠지만 그만큼 많은 권법중에서도 당랑권의 심오함을 찬양하는 말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각파마다 투로가 다르고 종류 또한 헤아릴수 없이 많으므로 한사람이 그 공부를 다 알수는 없으며 더구나 필
자가 당랑권만을 가르치는 도장에서 수련하지 않았으니 일파의 깊고 오묘한 무학(武學)의 정수는 말할것도
없으려니와 가장 초보적인 품격도 감히 헤아리지 못한다.
다만 수십년동안 소림권을 수련하면서 우리나라에 전해진 권법중 가장 많은 당랑권의 기법도 수없이 접하였
기에 내 자신의 수련경험을 가미하여 이에 정리하는 터이다.
(당랑권의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