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의 이모저모

[스크랩] 나의 十八技 수련기(17)-철사장(鐵沙掌)

칼의 춤 2008. 7. 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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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중국 광쪼우(廣州)에 일본으로 부터 곡마단(써커스)이 들어왔다.
그때 단장인 거한(巨漢)은 배위에 판자를 얹고 말 12필이 차례로 밟고 지나가게 했다. 대중의 갈채속에 그는
'동아병부(東亞病夫)'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동양의 병인'이라는 뜻으로 중국인을 업신여기는 말이였다.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
결국 그는 '자기와 마찬가지로 배위에 말이 밝고 지나가게 할수 있는 중국인이 있으면 은전 이백원을 주겠다'
고 말했다. 그 업신여기는 말에 분함을 참지못하는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요구에 의해서 그 이튼날 고여장(顧
汝章)
이 출장했다.   고여장 노사는 북소림권의 명수이며 더욱이 그의 철사장(鐵沙掌) 위력은 쿵푸사상 불후
의 달인으로 칭송되고 있었다.  
그때가 마침 초겨울인 11월이여서 이 지방은 매우 추웠는데도 불구하고 대회장은 입추의 여지없이 관중으로
꽉 들어찼다.
이 서커스 단장은 바로 그 순간에 어제의 조건과는 다른 말로 바꾸어서 '내 말의 뒷발차기를 몸으로 받아낼수
있겠는가?'하고 어려운 문제를 꺼냈다. 고여장이 '어떻게든 받아보다'고  큰 소리로 대답하였으므로 대중은
놀랐다.  말의 체중이 무려 600kg인 데다 발굽에는 쇠를 박아 놓았으니 철석(鐵石)이 아닌 피와 살로 된 사람
의 몸으로서는 아무리 단련을 많이 했다손 쳐도 이와 같은 차기를 맞고서는 무사할리가 없지 않은가?  
거한은 말에 올라타자 고여장의 주위를 원을그리면서 돌다가 급격히 말을 채찍하여 접근하자 마자 뒷발로서
그의 복부를 세게 차게했다. 퍽! 소리와 함께 말발굽은 고여장의 몸에 명중했고 관중들은 악 !소리를 지르며
모두 일어섰다.   그러나 고여장은 두손을 허리에 댄채 마보부동(馬步不動)으로 미동도 하지않고 '문제없다'
고 큰 소리로 대중을 진정시켰다.
서커스단장은 쓰디쓴 표정으로 상금인 200은을 주려고 했으나 고여장 노사는 이것을 받지않고 '상금은 필요
없다. 그 대신에 자네가 한번 더 말로 하여금 나를 차게 하고 내도 자네 말을 치도록 해 주지 않겠나?'하고 말
했다. 한번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하여거한은 이번에는 거리를 충분히 �우어서 말의 차가를 다시 시도했다.
고여장은 순간 몸을 움직여 피하고 말의 등을 장으로 쳤다. 그러자 말은 한번 큰 소리로 울더니 그대로 땅에
쓰러졌다. 입과 코에서 많은 피가 쏟아져 나왔으며 순식간에 말은 죽어 버렸다. 그후에 입회자가 연구를 위해
서 말을 해부하였더니 실상 외상(外傷)은 아무것도 없고 다만 말의 내장만이 파열되어 있었다.
이튼날 신문기자가 고여장 노사에게 몰려와서 취재를 했을때 고여장은'모두가 이상하게 생각하였겠지만 나
는 탄(呑),토(吐),부(浮),침(沈)의 비전 기공으로 말의 차기의 경(勁)을 흩어 버렸다. 나의 장은 중국 전래의
비전 약수에 적시고 특수한 비전 련법으로 단련되었기 때문에 강철편 보다도 나은 살상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중국 무림계에 전설로 내려오는 철사장의 달인 고여장의 「고여장 박사마(顧汝章 拍死馬」라는 전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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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서 위력을 발휘할수 있어야 이것이 진짜 쿵푸라 할수 있다.
단순히 발을 높히차고 우아한 자세를 보이기 위한 거라면 고전무용이나 발레리나가 훨씬더 숙련이 빠르고 겉
보기에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화권수퇴(花拳繡腿)의 권법이 실전에 무슨위력을 발휘하겠는가?
언젠가 이 수련기에서 7-80년대는 술집이나 골목에서 시비가 붙어 싸움을 벌리는 일이 비일비재 했으며 필자
도 여러번 그런 싸움에 휘말린적이 있었음을 기술했을 것이다.
그날, 성동서의 선배와 최관장님 셋이서 처음 술을 마시던 늦은 밤,술집을 나와 골목길을 도는데  아까부터
찍자를 붙던 세명의 건달들이 본격적인 시비를 걸어왔다.  그중의 한 명이 앞장선 최관장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 순간 최관장의 몸이 한바퀴 도는가 생각되자 말자 세사람은 일순간에 신음소리를 내며 쓸어졌다. 한사람
은 가슴을 정통으로 장에 맞아 저만큼 튕겨갔고 또 한사람은 사타구니 급소를 맞았는지 아야 소리도 못지르
고 주저 앉았으며 마지막 키가 큰 또 한명은 목젖을 거머쥐인채 목구멍에서 꾸룩꾸룩소리만 내며 버둥거리고
있었다.   뒤따르던 선배와 내가 앗! 소리도 지르기전에 순식간에 끝난 활극이였다.
나중 유단자 회식장소에서 이 무용담을 이야기했더니 사형제들 모두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였다.
'그거 아무것도 아니야. 몇달전에는 10여명을 한꺼번에 제압하더라니까...'
필자가 이 일화를 공개하는것은 운동을 배워 싸움질이나 하는것을 자랑하기 위함이 아님은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진정한 무술가는 실전에 강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유리알 처럼 여린 손발로서는 결코 실전격투에서 이
길수 없기 때문이다.

철사장은 엄청난 살상력을 가진 장법이다.
일찌기 미국 특수부대가 월남전에서 싸울때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베트콩 한명을 만나자 대검으로 찔렀다.  
칼을 맞은 적은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고 그 순간 뒤따르던 적들이 사격을 가해와 모두가 사망했다. 그 이후
로 개발된것이  불랙잭이라 부르는 가죽곤봉으로 한번 치면 즉시 내출혈을 일으켜 신음소리 한번 못내고 죽
어 버렸다. 부드럽고 휘어지는 이 무기는 킁푸의 경력(勁力)과 같아서 살갗을 뚫고 뇌세포에 닿은 것이다.
철사장이란 특별한 수련으로 손을 불랙잭과 같이 바꾸는 것이다.  
그때문에 철사장 수련자의 일격은 용이하게 사람을 상해함으로 '살인기(殺人技)'라 하여 항상 주의를 요한다.



다음은 필자가 도장에서 또는 집뜰에서 기구를 설치하여  직접 수련해 봤던 철사장  연공법을 기술해 본다.
제일먼저 시작한 방법이 통속에 굵고 말린 녹두(綠豆)를 넣고 찌르는 삽사법(揷沙法)이 였다.
오른발을 실(實)로 하고 왼발을 허(虛)로해서 정자보(丁字步)로 서서 손목까지 들어 가도록 깊히 찔러 넣는다.
찌르는 순간 그속의 녹두를 움켜쥔다. 다음은 장으로 하여 쳐 내리는데 손바닥으로 치는 박타(拍打),손등으로
치는 배장타(背掌打), 수도로 치는 측장타(側掌打)등의 방법으로 처음에는 하루에 30회정도로 하고 차츰 그
횟수를 증가하여 5-60회 반복한다.
약 6개월이나 1년쯤 연공한후 녹두를 버리고 새로히 녹두속에 거친 철사(鐵沙)를 섞어 사대(沙袋)를 만드는
데 이때부터 잘못 졸렬하게 하면 손가락이 단단해 지거나 글짜를 쓸때 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필자 역시도 철사를 치는것은 가급적 그 횟수를 줄여서 늘 부작용에 대한 주의를 잊지 않았다.
녹두에 섞는 철사는 철공소에 가면 얼마던지 구할수 있는데 굵기는 설탕 알갱이만한 것이 알맞으며 철가루(鐵
粉)는 별 효험이 없어 사용하지 않는다. 녹두대신 굵은 모래를 사용하여 연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도장에서
는 한모퉁이에 책상을 놓고 철사를 넣어 꿰맨 마포대를 얹어놓고  연습했다.

한지(漢紙)를 이용하여 연공하는 방법은 설치도 쉽고 간단하여 많은 도장에서 사용한다.
벽면에 약 20cm두께로 한지를 붙혀놓고 장을 치면서 단련하는 것이다. 또한 벽돌을 허리높이까지 쌓고 그위
에 벽돌 한장 높이의 한지를 얹은다음 장으로 치면서 단련하기도 하는데 어느 단계가 지나면 장의 기력(氣力)
이 생겨서 종이밑의 벽돌이 깨어진다. 이러한 방법으로 벽돌 두장정도 높이의 종이밑에 벽돌이 파괴되면 대
성이라 할수 있다.

철사장 연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종류의 철사장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한방약(漢方藥)을 사용하는 것
이다. 이 점이 우리나라의 다른 무술과 틀린 점이다.
왜 한방약을 사용 하는가 하는것은 철사를 치고 있을때에는 그렇게 못느끼지만 일단 경력이 나오면 손발이
저려서 전기에 감전된것 처럼 찌릿찌릿한 느낌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의 경우에도 반시간 정도
의 사대(沙臺)연습후에는 불펜을 못들 정도로 자극이 심해져 수련을 중도에 그만둔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지금 우리나라의 각도장에서 철사장법의 연공방법은 알고 있지만은 장기간 수련을 금하도록 권유하는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나라 의약법에서는 그러한 처방에 의해 제조된 비약은 수입이 불가능하다.
장차 철사장의 전문약이나 질타(跌打),골절등의 외약이 수입될 시기가 올지는 모르지만ㅡ
다만 필자가 도장에서 전해들은 이야기와 문헌에서 찾아낸 전래의 고전적인 철사장수(鐵沙掌水)를 직접 만들
어 사용해본 경험담을 적어보겠다. 이 방법은 재료를 구하기도 쉽고 제조도 간단하다.  
우선 철공소에 가서 녹이 많이 쓴 못 1근 정도를 사와 100% 식초 600g 정도에 넣어 보름이나 한달정도 담가두
면 녹이 식초에 녹아 특별한 철염액(鐵染液)이 된다. 이 철수(鐵水)을 철사대를 치기전에 잘 흔들어서 용액을
소량 묻혀 손등과 관절 마디마디를 잘 마사지하며 골고루 바른다.그리고 연공이 끝난뒤에도 똑같은 방법으로
발라주면 된다. 비록 많은 효과는 못보았지만 철수와 관절 마사지등으로 처음 얼마동안은 한시간 이상 철사
대를 쳐도 손저림의 현상이 두렷하게 줄어든것을 확인할수 있었다.
다만 너무 무리한 연공 때문인지  약 3개월 정도의 사용후에는 손끝이 떨리고 가려운 증상과 발진이 생겨나
약물 사용을 포기하고 말았지만ㅡ
고대 역근경방(易筋經方)에 의하면 철사장수를 만드는 방법으로 지골피(地骨皮), 식염(食鹽)이나 호골(虎骨)
등의 약재로 약탕을 만들어 사용한다고 하였으나 그 효능을 입증할수 없고 따라서 위험도를 염려하여 주위에
서 권유치 않는고로 이의 사용을 포기하고 다만 연공후 뜨겁고 차거운 물에 손을 번갈아 넣고 맛사지를 하는
방법으로 철사장 연공 후유증을 막는데 주력했다.


철사장의 타법은 절대로 힘을 사용하지 말고' 손의 중력의 낙하'
에 맡겨서 철사대를 친다는 점이다. 그러는 동안 힘과는 다른
경(勁)이라는 것이 생겨난다.
다시 말해서 흡사 기중기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린후 로프를
끊으면  일거에 가속도를 가지고 밑으로 떨어져 지면에 부딪치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만일 이렇게 하지않고 힘으로만 칠때는 경
이라는 것이 집중되지 않으므로 오랜동안 철사장을 연공하여도,
가령 가와나 벽돌을 쳐서 부술수는 있어도 인체를 쳤을때는 그
경이 외부에서 그쳐서 강한 주먹에 얻어맞는 정도의 효과밖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철사장 연공은 하루 연습을 하고 며칠을 게을리 하고 또
그것을 만회하려고 단숨에 하는 이러한 연습방법으로는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경이란 꾸준이 연공하였을때만 생기며 장기간
중지하면 이미 얻은 경도 살아져 버리기 때문이다.
필자의 이야기를 읽는 독자중에는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도 철사장의 막강한 경을 갖고 있을게 아닌가?'라고
반문할수 있겠으나  '지금도 단련한것 만큼의 힘은 있으나 경은 잃어 버린지 오래다' 라고 답변할수 밖에 없
다.  그 이유는 바로 철사장의 내경은 중단하면 쉽사리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체는 오묘해서 기의 운용이란 경락이 굳으면 따라서 굳어진다.  따라서 장기간 철사장 연공을 접었다면 예
전 연마시에 갖었던 내경은 이미 살아졌을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한창 철사장을 연공할시는 경
기용 기와를 20장까지 장으로 격파했다면 허황된 말이라고 믿지 않을 것인가.

철사장을 고도로 연마한 고수중에는 '발경타법(發勁打法)'  이라 하여 상대의 몸에 권(拳), 장(掌)을 닿게하지
않고도 쓰러트릴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한 무술서에는 촌경(寸勁)과 분경(分勁)을 사용하여 상대를 쓰러트리는 장면을 고속촬영으로 분석한
것을 볼수 있었는데 그 진위를 가릴수는 없겠으나 필자가 직접 경험한 바에 의하면 철사장을 오래 연마하면
분명히 경이라는 것이 생기고  파괴력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내경을 발휘하여 적을 넘어트리는 발경타법은
확실히 존재하는것이 맞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 역시 필자 본인이 경험하지 않았으니 이 논쟁은 이쯤에서 멈추고 다만 읽는이들의 판단에 맞길 수
밖에 없다.

예전에 도장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중 다른 유파의 운동을 배운바 있는 사람들로 부터 '쿵푸라는 것이 타 무술
과 비교하여 얼마만한 파괴력이 있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받지만 이는 질문 자체가 틀린 것이므로 대답하기
가 곤란하다.
쿵푸의 경력(勁力)은 정직하게 말하자면 적을 제압하는 제적(制敵)과 살상하는 살적(殺敵)에 있는것이지 물
체를 깨트리는 단순한 파괴력에 있는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철사장의 위력 역시 파괴력 보다는 살상력을 논해야 하며, 그래서 철사장의 연공은 어는 유파를 막론하고 애
써 익히려는 비전의 기법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상해 보라!
비단처럼 부드럽고 고운손에서 뻗어나온 일장이 돌을 깨트리고  고목을 부러뜨리는 엄청난 파괴력이 있다면  
이 철사장법은 누구나 연마해 보고 싶은 환상의 무공이 아니겠는가?


(철사장 연공법)

출처 : 소요재에 걸린 구름
글쓴이 : 소요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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