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의 이모저모

[스크랩] 나의 十八技 수련기(5)-외공수련:역근경(易筋經).팔단금(八段錦)

칼의 춤 2008. 7. 7. 15:06

 



「한 부호가 외아들을 고수로 만들기 위해 천하에 이름이 자자한 유명한 무술가를 찾았다.
   3년을 기약하고 많은 교습료를 지불한후 큰 기대를 안고 돌아왔는데 그럭저럭 1년쯤 지나
   니 아들의 공부가 궁금해서 참을수 없었다. 그래 불야불야 아들이 수련하는 곳을 찾아가
   그동안 배운것을 해보라 하니 딸랑 기마자세 하나를 취한다.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3년이라는 약속기간도 있고해서 그냥 돌아오면서도 내년쯤이면 어
   느 정도 고수가 되어 있겠지 하는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그런데 그 다음해 찾아갔을때
   아들은 또다시 기마자세 하나밖에 모른다고 하지 않는가. 기가 막혔지만 내색을 못하고
   돌아와 절치부심 1년을 더 기다렸다.
   드디어 약속한 3년째, 무술선생을 찾은 부호는 아들의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따지듯이 물
   었다. "신법(身法),안법(眼法),수법(手法) 모두 터득했습니다"
   무술선생의 장담에 그래도 미심적은 부호는 아들에게 직접 시연을 해 보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아들은 또 딸랑 기마자세 하나만 할줄 아는거라. 화가 머리끝까지 치
   솟은 부호의 거센 항의를 듣고있던 무술선생은 아들을 데리고 높은 산꼭대기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기마자세로 아들을 세워놓고는 그 등에다 강한 발길을 내질 렀다.
   등뒤에는 바로 천야만야한 수십길 낭떠러지였다. 사색이 된 부호의 팔을 잡고 무술선생
   은 아들이 떨어진 절벽밑으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놀랍게도 손끝하나 다치지 않고 멀쩡한 아들이 기마자세로 턱 허니 버티고 서
   있지 않은가? 」

무술공부에 있어 기본의 숙련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무림야설(武林野說)에 있는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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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디의 짧은 곤(棍)으로 이루어진 삼절봉(三節棒)은 두마디로 된 철연봉(鐵連棒), 창끝에 양날개
가 붙은 화극(花戟),일곱마디로 연결되어있는 칠절편(七節鞭)등과 같이 외문병기(外門兵器)에 속하는 것으로
초식구성이 복잡하고 병기 역시 다루기가 몹시 어렵다. 18기를 연구하는 이는 누구나  삼절봉과  칠절편을 연
마하기를 원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한국무인들 가운데서 특히 칠절편을 펼칠수 있는 고수는 한둘뿐이며 삼절
봉 역시 기술을 익히기가 여려워 많은 보급이 되지않고 있다. 철편(鐵鞭)은 7절편 외에도 9절편 ,12절편이 있
으며 언젠가 도장밀실에서 혼자서 칠절편을 연마하는 관장의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는데 그때의 신비스로움
은 지금도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마디가 쇠고리로 연결되어 있으니 연무도중 철걱거리는 소리가 날
법 한데도 체찍이 허공을 가르는 파공성만 울릴뿐 무수한 그림자만 넓은 도장안을 메꾸었다. 사삭사삭 철편
이 온몸에 감기는가 하는 순간 벼락같이 내치는 벽추(劈錐) 일식에 두꺼운 도장바닥의 짚매트가 순식간에 퍽
소리와 함께 파열되었다. 지금도 '지.편.첸'이라 불리던 이 칠절편의 신묘막측한 무공을 익히지 못하고 무술
을 떠나야 했음을 깊은 한으로 여긴다)

중국무술 경구에 화권수퇴(花拳繡腿)라는 말이있다. 동작만 현란하고 힘이 실려있지 않은 겉모습만
번드르한 권법과 퇴법을 빗댄 것이다.
18기는 다른 무술과 달리 여러문파에 수백종의 기법이 존재한다. 그래서 수련자들은 항상 새로운 형에만 집
착하여 단련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쿵후의 초심자는 약하다'는 비양거림이 생겨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옛 18기고수들은 일권(一拳)과 일각(一脚)으로 태산을 허물어 뜨리고 황하를 거슬리는 위력을 터득하기 위하
여서는 기본동작의 충실한 연마를 귀 아프도록 강조했다.
필자가 청죽관에 들어가서 얼마되지 않아 관장님의 중국인 사부가 도장운영을 살피기 위하여 내관한 적이 있
었다. 그때 노사부(老師父)의 입에서는 "연하오(練好). 연하오" 하는 질타가 끊이지 않았다. 피말리는 연습만
이 공력을 증진시키는 최선의 방법임을 강조한 것이다.

달마(達磨)가 창안한 세수경(洗髓經)은 내면의 힘을기르는 정적(靜的)의 내공심법(內功心法)이고
역근경(易筋經)은 근골을 단련하는 동적(動的)의 외공심법(外功心法)이다.
무술사의 기록에 보면 역근경이 달마로 부터 나왔다는 전설은  사실이  불분명하며  지금까지 4종류의 각기
다른 역근무서(易筋武書)가 발견되었다고 하나 그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역(易)은 바꾼다를 의미
이며 근(筋)은 살과 뼈를 말함으로 인간의 천성적인 약한 힘살이나 뼈골을 단련시키는 모든 강건법은 달마의
역근경임과 다름이 없을것이에 말이다.

호흡과 움직임을 통하여 역근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전해 오겠지만 여기서는 내가 직접 배운바 있는
「항마역근경」과「팔단금」두가지를 기술해 보겠다.
참고로 역근공법을 수련할때 호흡은 복식호흡(腹式呼吸)을 사용한다.
다만 필자가 배운 공법중 팔단금은 비교적 사실과 근접하나 역근행법은 초식의 명칭은 전혀 모른채 유사한
동작만 따로따로 떼어서 배웠기로 여기에 소개하는 것은 고서를 참고 하여 이를 재구성 했음을 �힌다.
초기의 18기무술관에서는 중국인 사범들이 역근경이나 팔단금,내공조식법등의 공력심법은 비전(秘傳)이라
하여 그 기법을 감추고 절대로 전수하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중국 본토 무술계에는 우리가 상상할수 없는 깊은
비전이 여전히 존재 한다고 하지만-

>위타헌저

「항마 역근경(降魔易筋經 」

양발을 평행하고 손끝을 가즈런히 뻗어 몸의 양쪽에 둔다.온몸을 느긋이 풀고(전신송개:全身送開),호흡을 고
르며 천천히 가슴앞으로 올려 정지(응신정식:凝身定息)한다.
이때 손가락끝은 마주보고 가슴은 오물리며(함흉발배:含胸拔背), 호흡은 스물한번 반복하는데 단전(丹田)에서
백화(百會)를 거쳐 기(氣)를 주천(周天)한다.
이것이 제1식인 위타헌저(韋馱獻杵)이다.
다음 초식들이 적성환두(摘換頭)-구우미(九牛尾)-출조양시(出爪兩翅)-발마도(拔馬刀)-삼반낙지(三盤落地)
-청룡탐조(靑龍探爪)-타궁세(打躬勢)-도미세(悼尾勢) 등인데 이름은 특이하겠으나 실제의 동작은 체조같은
자세에다 호흡을 병행하여 천천히 느리게 시전함으로 의(意)와 기(氣)를 합일하여 공력을 중진하는것이 그
요체이다.
역근법의 한초식 행공(行功)에는 한호흡을 20여초의 간격으로 하고 약 7분여간을 지속한다.

팔단금(八段錦)

팔단금의 투로는 도가(道家),악비(岳飛),통속(通俗)팔단금 등 서로 차이가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동일한 풍격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수련할때는 한동작을 약 1분정도로 한다.
제1단-쌍수탁천(雙手托天)  제2단-좌우개궁  제3단-수단거(須單擧)  제4단-완우초(往右초)
제5단-요두파미(搖頭擺尾)  제6단-양수반족(兩手攀足)  제7단-찬권(찬拳)  제8단-배후칠전(背後七顚)으로
구성되는데 역근경이나 팔단금등의 행공법은 고단자들의 수련과정에 들어있다. 특히 제2단 좌우개궁식은 기마
자세로 깊히앉아 양팔을 좌우로 천천히 밀어내는 자세로 약4호흡 정도의 행공을 하는데 이때 어께의 견정혈
(肩井血)에서 필꿈치의 곡지(曲池),손아귀의 합곡(合谷),손가락끝의 소충혈(少衝血)을 따라 내기(內氣)를 순환
시켜 부단히 공력을 쌓으면 능히 나무기둥을 부러뜨리는 경지에 달할수 있고, 제5단 요두파미는 두뇌자극을
증진시켜 심화(心火)를 갈아 앉혀주므로 정(精).기(氣),신(神)의 합여(合如)를 통해 몸에서 기를 이루고(以身
役氣),기로 힘을 만들며(以氣使力),힘으로 정력을 굳건히 하는(以力固神) 삼화취정(三華聚頂) 경지에
들수 있다고 금보(錦譜)에는 적시되어 있다.

피켄(劈捲)

격비(擊臂),고비(敲臂)라 하며 팔뜩을 서로 쳐서 단련시키는 고수(鼓手)법이다. 18기권법에 있어 팔의
단련은 공력증진에 절대적이다. 필자가 도장에서 수련하는 과정에 가장 격렬하고 공을 들인 단련이 바로 이
'피켄치기'였다.
주의할 점은 모두 허리의 회전에 의해서 행해야 함이다.
맞부딪칠때 아프다고 허리를 회전시키지 않으면 심하게 더 아파지고 공력도 증진되지않는다.
80년대초 한화국술대회때 한국인 무술가와 중국인 무술가가 산타(散打)에서 맞붙었을때 대부분의 중국무술
인들이 팔뚝이 부러지고 발목이 부은것은 바로 한국무술인들의 이 피켄공법 때문이였다고 전한다. 필자도 2단
승단심사에서 팔목만한 나무등걸을 피켄으로 처서 부러뜨린 경험이 있다.
(피캔)(매화춘).

메이화춘(梅花椿))

각력(脚力)과 허리經)를 단련하여 강한 타격에서도 상대의 힘을 흐리게하고 충격을 흡수할수있는 금강부동
(金强不動)의 신체를 단련하는 침공법(沈功法)의 일종이다.
실제의 대타(對打)에서 상대의 주먹이나 발길을 단 한차례도 허용하지 않을수는 없다.
만약 단 한번의 공격에 무너져 버리는 허약한 신체라면 절대로 승리를 얻지못할 것이다.
초기의 매화춘 공법은 땅에다 말뚝을 박고 그위를 행보 하면서 기마식이나 따오식(獨立式)등으로 연공했는데
현재의 도장 여건상 이는 어렵고 다만 굵은 나무토막을 나열하여 그 위를 걸으면서 연마하는 방법을 택하였다.
류퇴(遛腿)식 참춘(站椿)때 고단자들은 서로 얽은 다리위에 몇명의 수련생들을 올려놓고 장시간 버티는 연습을
하며.  유각공(柔脚功)이라 하여 천정에 고무줄을 매달고 발을 걸어 당기며 각력을 쌓는 공법도 많이 활용한다.
발꿈치의 아킬레스건을 서로 타격하는 고퇴(鼓腿)는 소퇴(小腿)의 근육을 강화하고 금나(禽拿)공격시 조골(措骨),
파골(破骨)수법에 대비한다.

짜오(爪力功)

팔과 손가락힘을 강하게 기르고 신체의 지속성을 연마하는 조공법(爪功法)이다.
양철통이나 마대등에 모래를 넣고 양을 늘려가며 다섯손가락 끝으로 들고 일정한 시각을 유지하여 공력을 연마
하는 추거공(錘擧功)의 일종이다 . 기본공이 완성되면 다음에는 구멍뚫린 쇠공이를 들고 좌우상하로 밀고 당기
는 연환추(連環錘)를 연마한다.
손가락을 깍지걸고 아래로 꺾는힘을 기르는 지력공(指力功), 팔을 걸어 당기는 힘을 기르는 표력공(彪力功).
정권을 마주밀며 경력(經力)과 암력(暗力)을 기르는 정추공(頂추功)등이 있다. 추거공의 달인이 되면 손가락끝
으로 판자에 구멍을 뚫고 경락을 마비시켜 사람을 살상케도 한다.
소림의 일지선(一指禪)이나 대리(大理)의 일양지(一陽指)가 짜오공법의 정수라고 전해온다.
짜오는 그 단련과정이 어렵고 성취도 미미해서 필자도 수십년을 연마했지만 정권이나 수도로는 두치 가까운
송판은 격파해본 적이 있으나 손가락으로는 겨우 반치(약 1.5Cm두께) 송판을 격파할수 있을 정도의 공력밖에
기르지 못했다.

까슈(採手法)

당랑권의 독특한 고수(靠手)단련법이다. 서로 교수(交手)상태에서 권을 장으로 변환하며 상대의 팔을
허리의 전사경(纏絲經)으로 끌어 당긴다.
손을 뒤집는 판슈(飜手),상대를 잡는 까슈(採手),상대의 손동작을 제어하는 구슈(拘手),당겨서 무너뜨리고(扣),
움직이지 못하게 조이는(緊) 연속동작을 익히는 공법으로 실전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초식이다. 이 채수공을
단련시는 새끼손가락쪽에서부터 다음 세손가락을 상대의 팔을 타고넘는 기분으로 번채(飜採)를 하여 조그맣게
무너뜨림으로서 다음의 큰 붕괴를 유발시키도록 해야한다. 사범들은 채수단련시 바로 곁에서 지켜보며 절대로
갑짜기 힘을주어 끌어당기지 못하도록 부단히 주의를 준다. 채수공법은 18기에서 교과서로 여기는「발경타법
(發經打法)」을 연마하는 기본공법이기도 하다.
특히 태극권(太極拳)에서는 추수(推手)라 하여 채수법을 중요한 비법으로 연마하고 있다.


(팔단금 연무시범)

출처 : 소요재에 걸린 구름
글쓴이 : 소요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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